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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티몬 사태로 큐텐 지분 손실 인식하나

지난해 티몬 주식 전량 Qoo10 주식으로 교환…취득가 190억→37억으로 감소

김형락 기자  2024-07-25 08:25:38
NHN에게 큐텐(Qoo10)그룹 전자상거래(이머커스) 계열사 유동성 리스크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큐텐그룹 지배기업인 Qoo10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외이사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한 티켓몬스터(현 티몬) 지분 투자에 이어 Qoo10에서도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N은 Qoo10 지분 0.34%(32만4324주)를 보유 중이다. Qoo10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G마켓 설립자인 구영배 Qoo10 대표이사가 큐텐그룹 최상위 지배자다. Qoo10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Qxpress 등을 종속기업으로 거느리고 있다. 올해 위메프와 티몬에서 판매자(셀러) 정산금 지연이 발생해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NHN은 지난해 Qoo10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해 1월 NHN 이사회는 보유 중인 티몬 주식을 Qoo10 주식으로 교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그해 3월 NHN은 티몬 지분 전부(1.28%)를 Qoo10 지분 0.34%로 교환했다.


NHN은 비상장사인 Qoo10 지분을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Qoo10 지분(0.34%) 취득원가는 37억원으로 보고했다. 2022년 말 티몬 지분(1.28%) 장부가(3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티몬 지분(1.28%) 취득원가는 190억원이었다.

NHN은 지난해 말까지 Qoo10 장부가액을 취득원가인 37억원으로 유지했다. NHN 타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Qoo10은 별도 기준으로 2022년에는 당기순손실 1197억원,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 6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Qoo10 자산총계는 9231억원이다.

NHN은 2016년 간편 결제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티켓몬스터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NHN은 2013년 네이버(옛 NHN)로부터 한게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한게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웹보드 게임 사업을 서비스하며 신작 모바일 게임 개발과 더불어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 사업을 영위한다.


2016년 2월 NHN 이사회에서 티켓몬스터 투자 조건서 체결을 승인할 때는 사외이사 3인이 모두 찬성했다. 그해 4월 NHN 이사회에서 티켓몬스터 CB 투자 건을 가결할 때는 사외이사 3명 중 2명만 찬성했다. 당시 이준영 사외이사는 CB 발행 조건과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NHN은 2016년 4월 4000만달러(약 475억원)을 투자해 그해 12월이 만기인 티켓몬스터 권면총액 475억원 규모 CB를 취득했다. NHN은 2017년 티켓몬스터 CB 중 전환 의무가 있는 150억원과 상환 예정액(325억원) 중 50억원을 전환했다. 잔여 상환 예정액(275억원)은 전액 회수했다. 티켓몬스터는 그해 상호를 티몬으로 변경했다.

NHN은 2017년 말 티몬 지분 1.62%(9712주)을 매도 가능 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그해 말 티몬 지분 장부가는 취득원가인 200억원이었다. NHN은 2018년부터 티몬 지분을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했다. 그해 평가손실 39억원을 인식해 연말 티몬 지분 장부가액은 161억원으로 줄었다. 티몬 지분 장부가는 2019년 168억원으로 늘었다가 2020년 82억원으로 줄었다.

티몬은 시장성이 없는 비상장 주식이다. NHN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공정가치를 현금흐름 할인 평가법 등을 사용해 평가했다. 과거 실적 자료, 향후 계획·시장 상황 예측 등을 고려해 5개년 영업현금흐름을 추정했다.


2021년에는 티몬 지분을 일부 처분해 현금화했다. NHN은 그해 티몬 지분 0.07%(500주) 를 10억원에 매각했다. 그해 티몬 잔여 지분 1.28%(9212주)에서 평가 손익 119억원이 발생해 연말 장부가는 192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말 티몬 지분 장부가는 다시 38억원으로 감소했다. 티몬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순손실이 이어졌다. 2022년 말 티몬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6386억원이다.

티몬은 지난해 Qoo10 종속기업으로 들어갔다. 2022년까지 티몬 최대주주는 지분 81.74%를 보유한 Monster Holdings LP였다. NHN은 티몬 3대주주(지분 1.28%)였다. 몬스터홀딩스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NHN 관계자는 Qoo10 지분 처분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인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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