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대상 종속 회사를 줄이고 있는 NHN이 올 3분기 말 기준 해당 숫자를 71개까지 줄였다. 직전 분기 대비 10% 가깝게 축소했다. 계열사 다이어트에 나선 이유는 자회사들의 저조한 수익성이 원인이다. 한때 90개가 넘었던 계열사 수를 지난해부터 줄이는 수순에 들어갔다.
◇8년 전 계열사 숫자로 돌아간 NHN 14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NHN의 연결 대상 종속 회사 수는 71개다. 78개였던 올 2분기 말 대비 7곳 줄었다.
연결에서 제외된 계열사는 클라우드 플랫폼 제작사 'NHN크로센트', 하와이 전문 여행사 '투어넷 하와이' 등이다. 일부 법인이 연결에서 제외되며 NHN 계열사는 2016년(69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NHN이 연초 제시한 목표에 거의 다다르게 됐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까지 자회사를 70개 이하까지 감소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실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이라도 주요 계열사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 곳 10개를 더 줄일 계획이고,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다른 사업 환경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업원 수도 함께 감소했다. 본사를 포함한 NHN의 연결 기준 총 인원은 4704명이다. 2018년 2분기(4639명) 이후로 가장 적은 수다.
◇티메프, 연결 법인 감소 '기름' 부을까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로부터 인적분할한 이후 게임 외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계열사를 늘려 왔다. 웹보드 규제가 확장 정책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정부는 1인당 월 구매 한도 금액을 30만원으로 제한했다. 1회 베팅 시에는 최대 3만원밖에 걸 수 없도록 했다. 웹보드 중심으로 구성된 한게임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계열사 확대 기조가 절정에 달했던 때는 2018년이다. 그해 NHN 연결 대상 종속 법인은 92개에 달했다. 이전까지 전자상거래를 전담하는 법인 위주로 종속회사를 늘려왔지만 이 시기쯤 다른 분야도 넘보기 시작했다. 뇌인지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해피마인드', 연예 기획사 '제이플래닛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확장세는 지난해 깨졌다. 2022년 89개였던 연결 대상 종속 기업을 2023년 말 기준 78개까지 줄였다. 2013년 NHN의 계열사로 편입된 모바일 게임 제작사 '펀웨이즈', 아마존웹서비스(AWS) 파트너사인 '클라우드넥사' 등이 연결 대상 회사에서 빠졌다. 당시 까지만 해도 NHN이 공식적으로 계열사를 줄이겠다고 발언하지는 않았던 때다.
이후 NHN이 본격적인 계열사 다이어트를 선언한 건 자회사들의 손실 때문이다. 2022년과 지난해 NHN의 별도 순이익은 각각 575억원, 964억원이지만 계열사들의 실적이 더해진 연결 기준은 318억원, 231억원 순손실로 바뀐다. 계열사의 마이너스 폭이 본사의 이익을 덮을 정도로 커진 셈이다.
이번 분기 NHN크로센트가 종속회사에서 빠진 것도 같은 이유다. NHN클라우드가 갖고 있던 자회사(지난해 기준 지분율 50.1%)다.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NHN크로센트의 장부금액을 9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인식했다. 구체적인 NHN크로센트의 재무 상황은 알 수 없으나 손실이 회수 가능액보다 훨씬 커지면 손상차손 처리한 경우다.
아울러 티메프 사태로 더해진 대규모 손실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3분기 NHN은 티메프발 대손상각비를 1407억원으로 인식했다. 이는 지난해 NHN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556억원)보다 2.5배 가량 큰 규모다. NHN는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계열사 축소를 고강도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