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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상반기 제약바이오 마켓리뷰

이종결합·사세확장 기회, 지오영부터 리가켐까지 잇단 '빅딜'

[M&A]총 19건 거래총액 2조6197억, 제약사의 바이오텍 등 인수도 활기

한태희 기자  2024-07-10 15:31:34
올해 상반기 제악·바이오 인수합병(M&A) 시장 키워드는 '이종결합'으로 압축된다. 유통기업 오리온그룹은 신약개발 바이오텍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이 한미약품그룹 경영진과 지분스왑을 통한 통합을 추진키도 했다.

상반기 최대 규모 딜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의약품 도매업체 지오영을 인수한 건이었다. 루닛,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해외 법인 인수를 통해 글로벌 확장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오리온·OCI 이종결합 M&A 추진, 보수적 제약사도 적극 투자 나서

더벨이 집계한 2024년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서 성사된 M&A는 총 19건으로 파악됐다. 거래규모는 약 2조6197억원이다.


MBK파트너스가 의약품 도매업체 지오영을 인수한 거래가 전체의 45.3% 비중을 차지하며 톱딜을 기록했다. 블랙스톤이 보유한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를 1조원대 규모로 거래했다. 지오영은 작년 매출이 3조원에 달하는 의약품 유통 국내 1위 업체다.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인수가 딜 규모로 두 번째였다. 오리온은 계열사 내 홍콩법인 팬오리온(PAN ORION)을 통해 5485억원을 들여 리가켐바이오의 구주 및 유상증자 신주 25.73%를 인수했다. 각각 신사업과 승계를 고민하던 양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비록 무산됐지만 에너지·화학 OCI그룹은 한미약품그룹과 M&A를 추진했다. 상속세 등 재원 마련이 필요했던 한미약품그룹 경영진과 지분 스왑 형태로 진행했다. OCI그룹은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1461억원에 인수하며 제약업에 진출한 바 있다.

투자와 거리가 멀었던 제약사의 공격적 행보도 눈에 띄었다. 대원제약은 매출 확대를 위한 신사업 포석으로 화장품 제조사 에스디생명과학을 650억원에 사들였다.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보통주 400억원, 전환사채 250억원을 인수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신약개발사 큐리언트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했다. 유상증자에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를 인수했다. 2008년 설립된 큐리언트는 면역항암제, 아토피성피부염 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텍이다.

◇퀀텀점프 노리는 바이오텍, 해외법인 인수로 외연 확장

19건의 M&A 중 3건이 해외 법인 대상으로 이뤄져 눈길을 끈다. 뉴질랜드, 브라질, 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 본사를 둔 피인수기업이 타깃이 됐다. 중견 바이오텍들은 매출 외형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M&A를 택했다.

루닛은 뉴질랜드 기업 볼파라 지분 100%를 2647억원에 취득했다. 볼파라가 보유한 의료 데이터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미국에 사업 기반을 둔 AI 기반 유방암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작년 매출은 282억원을 올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남미 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약 1232억원을 들여 임플라실 드 보르톨리의 구주 100%를 인수했다. 임플라실은 현지 시장에서 14%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브라질 임플란트 기업이다. 2022년 기준 매출은 360억원 규모다.

자돈사료와 사료첨가제 사업을 영위하는 이지바이오도 해외 법인 인수에 나섰다. 미국 사료첨가제 제조업체 데브니쉬 뉴트리션 지분 100%를 930억원에 취득했다. 국내 사업에 집중된 매출을 해외로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팬데믹 기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인 바이오텍의 M&A도 이어졌다. 분자진단 기업 씨젠은 신사업 진출 목적으로 IT 업체 펜타웍스와 브렉스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390억원을 들여 독일 CGT CDMO 기업 IDT 인수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의 리가켐 인수는 바이오텍 승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라며 "상반기 내 바이오텍의 해외 법인 투자도 활기를 띠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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