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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에쿼티는 지금

투자 '현재 진행형', 만기 지난 '1호 펀드' 청산 과제

④4호 펀드 드라이파우더 절반 소진, 메타엠 등 1호 펀드 자산 매각 집중

임효정 기자  2024-01-19 13:37:36

편집자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된 지 12년이 지났다. 앵커에쿼티는 한국시장을 주 무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일에 감춰져 있는 하우스로 꼽힌다. 투자는 국내에서 주로 이뤄지지만 실탄은 해외시장에서 확보하기 때문이다. 10여년간 국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쌓아온 앵커에쿼티의 움직임이 최근 심상치 않다. 엑시트 난항, 인력 이탈로 하우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더벨은 앵커에쿼티의 10여 년간 성장 과정과 현재를 짚어봤다.
엑시트 작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4호펀드 절반 이상을 소진한 상태다.

다만 최근에 한국이 아닌 해외기업을 타깃으로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한국 포션을 줄이는 것 아니냔 시각도 나온다.

앵커에쿼티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연 1호 펀드의 청산이다. 2012년 앵커에쿼티를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알린 펀드로 만기를 꽉 채웠다. 지오영과 헬스밸런스 등으로 펀드 수익률을 끌어 올렸지만 메타엠, 솔리티 등 회수가 지연되면서 펀드 청산도 늦어지고 있다. 1호 펀드는 하우스의 상징이자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인 만큼 펀드 청산은 올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시장 투자는 주춤, 신규 펀드레이징도 '잠잠'

앵커에쿼티의 투자시계는 한동안 멈춰있었다. 투자 흐름이 좋지 않자 2022년 하반기께 내부적으로 투자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마켓컬리에 투자한 이후 펀드에 출자한 해외 LP의 부정적 시선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검토를 진행하던 투자건에 발을 빼기도 했다. 앵커에쿼티는 당시 클루커스 투자 맨데이트를 확보하고 신규 주주로 참여하기 위해 투자 검토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급기야 라운드에 빠지면서 투자 검토를 중단했다. 당시 투자를 단행하지 않은 데는 앞서 투자한 마켓컬리에 대한 오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2년 여간 한국시장에서 추가한 굵직한 포트폴리오는 없었다. 다만 해외시장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앵커에쿼티는 국내 뿐 아니라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을 주요 투자 무대로 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시장을 주 무대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해왔지만 최근에는 한국 이외에 다른 시장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포트폴리오를 대거 매물로 내놓은 동시에 한국 이외 아시아 시장의 투자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 포션을 줄이는 것 아니냔 의견도 제기된다. 앵커에쿼티가 보유하고 있는 재원은 4호 펀드다. 2021년 16억 달러(약 2조원 이상) 규모로 조성한 펀드다. 현재 절반 이상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동안 투자가 멈추면서 신규 펀드레이징 시점도 한 템포 쉬어가는 움직임이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10여 년간의 흐름대로라면 올해 신규 펀드레이징에 돌입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펀딩 움직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1호 펀드, 결성 12년째 접어들어…청산으로 '하우스 역량 입증'

앵커에쿼티는 올해 1호 펀드 청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호 펀드야말로 하우스의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LP와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첫 단추이기도 하다.

앵커에쿼티는 설립당해인 2012년 1호 펀드를 결성했다. 멀티클로징을 통해 이듬해인 2013년 5000억원대 규모로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최종 마무리했다. 펀드 결성 후 콜센터업체인 메타엠(옛 메타넷엠씨씨)을 시작으로, 헬스밸런스, 지오영을 인수했다. 이듬해 경남에너지에 투자한 데 이어 티몬, JB금융지주까지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엑시트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지오영이다. 2019년 블랙스톤에 지오영을 매각하며 3000억원대 중반의 차익을 남겼다. 같은 해 헬스밸런스 매각까지 나선 앵커에쿼티는 바이아웃 딜의 엑시트 레코드까지 쌓으며 이름값을 해냈다는 시장의 평가가 이어졌다.

문제는 엑시트 호흡이 길어지는 동안 펀드 만기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1호 펀드의 만기는 설립 이후 10년이다. 2022년 말 펀드 만기가 도래한 셈이다. 2년간 연장이 가능하며, 이후 LP 동의에 따라서 추가 연장을 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 청산시점을 늦출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앵커에쿼티는 2022년부터 1호펀드 청산 작업에 다소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1호 펀드에 담았던 JB금융지주 지분을 대다수 매각하면서다. JB금융지주 실적과 주가 상승세를 고려해 매각 시점을 늦추고 싶었지만 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의지가 강한 인수자가 등장하자 매각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1호 펀드 청산을 위해 엑시트를 해야하는 포트폴리오는 메타엠, 솔리티 등이다. 메타엠과 솔리티도 2022년부터 매각 준비를 진행했지만 아직 원매자를 찾진 못했다. 메타엠의 경우 UBS로 주관사를 바꾼 후 공개매각 프로세스를 밟았지만 흥행이 저조한 탓에 현재 프라이빗딜로 전환해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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