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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은 지금

국내 최초 중국계 보험사…첫 발탁된 한국인 CEO

①모회사 다자보험 국내 자산 정리…이문구 대표에 교두보 확보 맡겨

이재용 기자  2024-07-08 07:45:32

편집자주

동양생명보험은 국내 최초의 중국계 보험사다. 2015년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이후 중국 자본의 관리 아래 놓여있다. 다만 최근 우리금융그룹 M&A 대상에 오르면서 다시 국내 기업으로 손바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생보사 중 가장 높은 매물 매력도로 우리금융의 눈도장을 찍었다. 동양생명의 매력은 무엇일까. 지배구조, 건전성, 수익성 등 현재 경영 상황 전반을 들여다본다.
동양생명보험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중국계에서 다시 국내 기업으로의 손바뀜을 앞두고 있다. 국내 최초 중국계 보험사인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매각된 지난 2015년 이래로 중국 자본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딜은 중국 본토 자본의 국내 보험시장 철수와 관련된다.

철수 교두보 확보 임무를 맡은 인물은 한국인 CEO 이문구 대표다. 이 대표는 동양생명이 중국계 보험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발탁된 한국인 경영자다. 선임 당시 M&A와 무관하다는 설명과 달리 동양생명이 최근 매각 테이블에 올라가면서 이 대표에게 매각 사전작업이 맡겨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015년부터 중국계 보험사…모회사 민영화 위해 매물로 나와

동양생명의 시초는 동양시멘트와 미국 뮤츄얼베네피트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동양베네피트생명보험이다. 외국 지분이 정리되면서 1995년 동양생명보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때 동양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으나 사세가 기울면서 2011년 보고펀드에 매각된다.


중국 자본에 매각된 시점은 2015년이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2015년 보고펀드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면서 국내 최초 중국계 보험사가 됐다. 하지만 이후 3년 만에 안방보험이 부실화되면서 중국의 은행과 보험을 관리 감독하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위탁경영을 시작했다.

이듬해 7월 중국당국이 안방보험의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위해 안방보험의 자산을 이어받은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했고 동양생명도 다자보험 소속으로 이관됐다. 동양생명의 현재 이사회 의장 역시 다자보험 부회장인 뤄셩 기타비상무이사가 맡고 있다.

뤄셩 기타비상무이사는 중국보험정보기술관리 상무부총재,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부주임 등을 거쳐 다자보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다자보험 경영진으로 해외 자산 정리를 담당한다. 다자보험은 중국 재정부 산하 중국보험보장기금과 중국석유화학공사가 각각 지분 98.2%, 0.55%를 보유한 국영기업이다.

중국당국은 2020년부터 다자보험을 민영화하기 위해 구조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2021년 중국당국은 다자보험 민영화를 목적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매각은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위한 자산 구조조정 성격을 띤다.

◇이문구 대표, 취임 직후 기업가치 제고 돌입

다자보험은 추진 중인 국내 자산 정리의 선봉장을 한국인 CEO 이문구 대표(사진)에 맡겼다. 선임 당시 일각에서는 한국인 대표를 통해 매각 사전작업을 수월하게 풀어가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우리금융과의 매각 테이블에 올라가며 그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 최대주주가 발탁한 첫 번째 한국인 CEO다. 2012년부터 동양생명의 수장을 맡아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에도 동양생명을 이끌었던 구한서 전 대표 이후로는 두 번째다. 구 전 대표가 2018년 퇴임한 이후 한국인이 동양생명 대표에 오른 것은 6년 만이다.

이 대표는 동양생명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정통 '동양생명맨'이다. 1992년 입사한 뒤 전략제휴팀장, GA본부장, CMO, CPC부문장, 영업부문장, FC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사임한 저우궈단 전 대표의 남은 임기를 이어받아 2025년 2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됐다.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에서부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조직개편의 방점은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중심으로 한 영업력 강화에 찍혀 있었다. 영업부문을 B2B부문과 B2C부문 나누고 산하에 각각 GA영업1본부와 GA영업2본부를 편성했다.

이런 기업 가치 제고는 매물 매력도와 가격 협상력 강화와 직결된다. 이 때문에 영업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 작업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정해진 미래인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로 봤다. 당시 매각이 본격화되기 전이었지만 ABL생명 매각 이후 동양생명이 매물로 나오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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