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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각사 재무전략에 따라 부채자본시장(DCM)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을 활용, 만기 구조를 분산시켜 신용을 관리한다. CP의 경우 발행사 입장에서는 공시의무가 없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하지 않아도 돼 빠르게 단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CP의 발행과 상환 정보, 그 뒷 배경 등에 대해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더벨은 각 기업들의 CP 활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SK에코플랜트가 올 들어 기업어음(CP)을 활발하게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까지만 해도 CP조달에 크게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는 CP를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올해 CP 잔액은 6000억원대까지 커졌다.
SK에코플랜트 측은 "CP지만 상대적으로 만기를 길게 구성, 안정적으로 조달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사업 다각화를 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달방법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 5월에만 2000억 넘게 CP 발행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달에만 235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한 CP의 만기는 대부분 6개월이거나 1년 이내로 CP 중에서도 만기를 길게 구성했다. SK에코플랜트의 단기 신용등급은 A2-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재 적정금리로 타사 대비 장기(1년, 6개월)로 CP를 발행하고 있고 타 건설사 대비 상당히 좋은 조건에 쓰고 있어서 위험하거나 리스크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금리 향방에 따라 회사채 등 다양한 조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원래 C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아니었다. 2019년말 CP 잔액은 1000억원이었고 2020~2022년말 CP 잔량은 0원이었다. 2021년 연중 4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뒤 상환했고 2022년 2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하긴 했으나 연중에 상환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SK에코플랜트의 CP 발행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말 CP 잔액은 1690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말에는 3265억원으로 증가했다. 2분기 들어서는 발행규모가 더욱 늘어나면서 6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2년새에 CP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 시장성 조달에 '적극적'…하반기 회사채 시장에도 등장하나 SK에코플랜트가 C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단기차입금 중 CP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SK에코플랜트의 단기차입금은 1조2180억원이었고 CP 비중은 13.9%였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는 단기차입금(1조6557억원) 중 19.5%였다.
SK에코플랜트는 CP 외에도 시장성 조달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매년 한 두차례 정도는 공모채를 발행하는 정기 이슈어다. 지난 2월에도 1년물, 1.5년물, 2년물로 만기구조(트랜치)를 나눠 총 2560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1300억원을 모집했으나 수요예측에서 7000억원이 모이면서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오는 7월과 8월에도 각각 2000억원, 680억원의 공모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 때문에 하반기 다시 공모채 시장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회사 측 역시 "보유자금으로 상환할지 차환 발행을 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의 회사채 잔액은 2021~2022년 1조5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2023년 1조7977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차환발행에도 회사채 잔액은 1조655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총차입금 규모가 2021년 3조원대에서 1분기말까지 6조원대까지 늘어났지만 회사채 잔액은 비슷한 수준이다.
건설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SK에코플랜트는 환경 및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만큼 여타 건설회사에 비해 조달 환경은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2조631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8%, 17.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