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가 공모채를 발행해 계열사 지원 자금을 충당했다. 향후 지주사와 계열사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집행할 잠재적 지원 자금이다. 공모채 수요 예측 참여 물량이 차환 대금 이상으로 몰려 증액 발행을 선택했다.
삼양홀딩스는 올해 별도 기준(이하 동일)으로 순현금 상태에서 순차입 상태로 바뀌었다. 지난 1분기 말 순차입금은 139억원이다. 삼양홀딩스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현금 등가물이 총차입금보다 많아 사실상 무차입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21일에는 공모채를 발행해 추가로 유동성을 유입시켰다. 3년물인 94회 공모채를 발행해 1800억원(이자율 3.754%)을 조달했다. 애초 모집 예정액은 1100억원이었다. 지난 28일 만기였던 92회 공모채(1100억원, 이자율 1.982%) 차환자금을 마련하려 했다.
삼양홀딩스는 94회 공모채 발행액을 700억원 늘렸다. 지난 20일 수요 예측 참여 물량이 발행 예정 금액(1100억원)을 초과해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증액분(700억원)은 계열사에 집행할 잠재적 지원 자금(500억원)과 지주사가 영위하는 바이오팜 사업 부문 구매대금(200억원)으로 안분했다. 삼양홀딩스는 △지주 △투자·임대 △의약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사다.
지주사 자체적으로 유동성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 1분기 말 삼양홀딩스가 보유한 현금 등가물 규모는 3070억원(정기예금 등)이다 같은 기간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1162억원이다. 총차입금(3209억원) 중 64%(2047억원)가 비유동성 차입금이다.
지주사 주요 수익원은 계열사에서 수취하는 배당금이다. 지난해 삼양홀딩스 영업활동현금흐름(667억원) 중 60%(403억원)가 배당금 수취액이다. 지난 1분기 손익계산서에 인식한 배당금 수익(199억원)은 각각 △삼양사(112억원) △삼남석유화학(64억원) △삼양데이타시스템(20억원) △경원건설(3억원)에서 발생했다. 올 1분기 지주사 현금흐름으로 유입된 배당금 수취액은 5억원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안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게 삼양홀딩스가 수립한 기본 재무 전략이다. 과도한 투자로 재무안정성이 약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미국 계면활성제 소재 기업인 '버든트 스페셜티 솔루션즈(Verdant Specialty Solutioins)'를 인수하면서 투자 지출이 커졌다. 스페셜티 소재 글로벌 진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였다.
지난해 지주사 잉여현금흐름(FCF)은 169억원이었다. 종속기업 주식 취득으로는 2431억원이 빠져나갔다. 지주사가 버든트 인수대금 중 일부(2431억원)를 100% 자회사인 미국 지주사(Samyang Holdings USA)로 출자해줬다.
삼양홀딩스는 인수·합병(M&A) 대금을 집행하고도 유동성 보유량이 늘었다. 2022년 말 2756억원이었던 현금 등가물은 지난해 말 3251억원으로 495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를 발행하고, 유형자산·투자부동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보충했다.
지난해 말 삼양홀딩스 총차입금은 전년 대비 1548억원 늘어난 3208억원이다. 그해 관계기업 부천소사PFV(지분 15%)로 매각한 부천소사 공장부지 잔금(1620억원)도 지주사로 들어왔다.
삼양홀딩스 자금 소요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지주사업 부문에서 집행하는 계열사 지원(대여·출자), 수술용 봉합사·항암제 원료를 공급하는 바이오팜그룹(의약)에서 쓰는 운영자금, 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 등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공모채 수요 예측이 흥행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했다"며 "증액분 중 500억원은 지주사 사업 부문에서 쓰거나, 계열사에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