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가 지난해 3년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잉여현금흐름(FCF)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매출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매출 원가가 줄어들며 매출총이익 규모를 키웠다. 운전 자본 관리 효과도 있었으나 영업활동 현금흐름 증가가 FCF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10년래 최대치, 재고자산 3000억대 회복 2023년 연결 기준 삼양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632억9306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849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21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삼양사뿐 아니라 삼양패키징 등의 자회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최근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삼양사의 매출은 2조6514억원, 영업이익 1132억원, 당기순이익 12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 48% 증가했다. 외형이 비슷한 상황에서 매출원가를 줄인것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는 2022년 2조2385억원에서 지난해 2조1871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매출 총이익은 4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79억43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흑자 기조는 유지됐으나 설탕 등의 원재료 가격 인상을 대비해 재고자산을 비축한 영향에 현금 흐름이 둔화될 수 밖에 없었다. 2010년 이후 3000억원 선에서 재고자산을 관리했으나 2021년부터 4000억원을 넘겼다.
2022년에도 재고자산 부담이 컸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정(+)의 흐름으로 전환하더니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선확보 전략을 펼친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삼양사의 재고자산은 전년 대비 274억원 규모가 줄었다. 연결 기준 재고자산 규모가 다시 3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식품 사업 원재료 가격 안정화, 차입금 의존도 축소 지난해 환율과 곡물가 안정 등으로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며 판가 인상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는 크게 식품과 화학으로 사업 부문이 나뉜다. 특히 원재료는 식품 사업과 연관성이 높다. 작년 말 기준 식품부문 원재료 매입 미중은 70.97%(7072억원)다.
주요 원재료에는 원당(설탕 주원료), 옥수수(전분·전분당 주원료), 원맥(밀가루 주원료) 등이 있다. 원당 수입가격은 2022년 1톤당 484달러에서 2023년 601달러로 가격이 올랐지만, 원맥은 435달러에서 380달러로, 옥수수는 390달러에서 303달러로 내렸다. 주요 제품 가격을 살펴보면 설탕과, 전분당, 밀가루 등이 2022년 대비 상승했다.
원재료 리스크가 최소화됐을 뿐 아니라 삼양그룹 차원에서 경영 키워드로 '현금흐름 관리'를 내세우며 공을 들인 효과가 빛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대폭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여윳돈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CAPEX)와 배당금 지급금을 뺀 FCF는 지난해 12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702억원이 순유입된 이후 2021년 -1522억원, 2022년 -546억원을 기록했다. 부족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33.8%, 35.2%로 확대됐다. 통상 30%를 이하를 안정권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이익을 쌓으며 차입금 의존도를 31%대로 의존도를 낮췄다.
삼양사 별도 기준으로도 현금 흐름이 원활한 상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612억원 규에서 지난해 1852억원으로 202% 증가했다. 삼양사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형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삼양사가 경영 키워드 중 하나로 '캐시플로우 경영 강화'를 내세운 만큼 현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최낙현 삼양사 대표는 최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삼양사는 식품부문에서 환율 및 곡물가가 안정되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스페셜티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스페셜티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한편 현금 유동성 확보를 통한 내실 경영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