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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는 옛말' 한화임팩트, 보유 현금 이제 500억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자체 사업, 배당 수입 등 감소

이호준 기자  2024-04-09 16:14:14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한화임팩트 곳간에 남은 현금이 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만 해도 보유 현금은 4000억원이 넘었으나 한화엔진 인수 등으로 빠르게 소진됐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곳간이 비어갔다. 석유화학 업황이 본격적인 다운 사이클(하락 추세)에 접어들어 자체 사업의 실적이 악화하고 자회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은 축소됐다. 활발했던 투자 기조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보유 현금 500억…뼈아팠던 업황 침체

한화임팩트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18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8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말 각각 2600억원, 1450억원 수준에서 급감했다. 가지고 있는 보유 현금은 물론 단기금융자산까지 현금화해 거의 사용했다는 의미다.

한화임팩트는 사업형 지주회사다. 자체 사업으로 폴리에스터 섬유의 주원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를 생산하고 있다. 업황 침체로 지난해 경영 상황이 좋지 못했다. 자회사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실적 부진으로 인해 배당을 크게 줄인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9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377억원) 대비 음수 전환한 것이다. 현금이 안 돌고 있단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금 유출은 계속됐다. 지난해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 규모는 2014억원이다. 전년(3987억원) 대비 감소한 것이지만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선 돈이 나갔다. 인수합병(M&A)에 해당하는 종속기업의 취득액 등이 대부분이었다.

(단위:억원, 출처:감사보고서)

현금 곳간이 비어갈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물론 차입 여력이 넉넉한 덕에 '돈 구할 걱정'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임팩트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5.2%, 차입금의존도는 11.5%로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다.

◇간절한 한화토탈의 부활…투자 기조는 어떻게

한화임팩트는 비상장사지만 그룹 내 위상이 작지 않다. 재작년 손자회사 한화임팩트파트너스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한 데 이어 작년에는 한화엔진(옛 HSD엔진) 인수전에 주체로 나서는 등 활발한 투자로 그룹에 보탬이 돼 왔다.

김희철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는 과거 화학부문 TF팀장을 맡아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관 부회장의 '태양광 멘토'로 불릴 만큼 오너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현금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투자 활동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기 보다 유동성 확보 등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한 한화엔진과의 PMI(인수 후 통합작업) 등 내부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자회사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부활이 가장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임팩트가 한화토탈에너지스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342억원으로, 전년(2200억원) 대비 85% 감소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제품들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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