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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급여력 돋보기

DB손보, 줄어든 '보험위험'에 버퍼 확보

킥스비율 23%p 상승…대량해지위험 차등 적용에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 감소

이재용 기자  2024-05-13 17:39:00

편집자주

신지급여력(K-ICS)제도는 기존 위험계수방식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경제환경에 따른 자본 변동성 등 리스크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에 재무제표에는 보험사가 처한 실제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 제도가 도입된 지 1년, 그간 쌓인 지급여력 데이터에 기반해 각 보험사의 경영 리스크를 파악하고 산출 배경과 결론 도출 근거를 살펴본다.
DB손해보험은 대량해지 충격 수준 감소로 1년 사이 지급여력비율이 23%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말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233.1%로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을 83%포인트 웃돌았다. 전 분기 대비로는 18.6%포인트가량 개선된 수치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과 부채 평가금액이 모두 증가했으나 시행세칙 변경으로 위험마진(부채)이 감소한 결과다. 특히 생명보험 및 장기손해보험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해지위험액이 1조6000억원 이상 감소하며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 총량을 줄였다.

◇요구자본 8.4조…대량해지 충격 수준 완화로 916억 감소

DB손해보험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킥스비율은 233.1%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 210.5% 대비 22.6%포인트 상승했다.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19조5752억원, 요구자본은 8조3962억원이었다. 가용자본은 1조7091억원 상승한 반면 요구자본은 916억원 감소했다.

요구자본 변동 추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이 줄어든 게 눈에 띈다. DB손보의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7조8551억원으로 연초 8조545억원과 상반기 7조5280억원 대비 감소했다. 해당 위험액은 보험계약의 인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 자체의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다.


DB손보의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현황 중 사망위험 5447억원, 장수위험 441억원, 5조1055억원, 2131억원, 해지위험 4조7244억원, 사업비위험 9149억원 등이다. 상반기와 비교해서 해지위험과 사업비위험을 제외하고 모두 위험액이 증가했다. 다만 해지위험의 위험액 감소분이 그 증가분을 상쇄했다.

생명장기손해보험의 해지위험액은 상반기 6조3928억원에서 4조7244억원으로 무려 1조6684억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생명보험의 해지위험액은 8106억원, 장기손해보험 해지위험액은 3조9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대비 각각 4168억원, 1조2517억원 줄어든 규모다.

이런 변화는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으로 해지율 기준이 바뀐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저축성보험이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위기상황 발생 시 보장성보험보다 대량해지 위험이 높다는 의견에 따라 대량해지위험해지율 산출 가정을 보장성 25%, 저축성 35%로 차등 적용했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의 감소와 함께 '법인세 효과' 등도 요구자본을 줄이는 데 한몫했다. 법인세조정액은 연초 2조649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8104억원으로 1614억원 증가했다. 이는 요구자본을 감소시킨다.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기 위해 기본 요구자본에 법인세조정액을 차감하는 법인세 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하위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가 적용돼 산출된다. 이렇게 산출된 위험액이 7조8551억원이다. 이외 요구자본의 하위 위험액 항목은 일반손해보험위험액 1조3259억원, 시장위험액 3조2902억원, 신용위험액 2조4227억원, 운영위험액이 6259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2조 성장…자산 시가평가 및 꾸준한 순이익 기록 영향

대량해지 충격 수준이 감소한 영향으로 요구자본이 916억원 줄어든 데 반해 가용자본의 증가분은 1조7091억원이 발생했다. 가용자본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자산금액)에서 손실흡수성의 유무에 따라 일부 항목을 가산 또는 차감해 산출한다.

DB손보의 지난해 말 건전성감독기준 순자산은 19조327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보다 2조1419억원 증가했다.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이익잉여금이 9조4900억원에서 10조4142억원으로, 조정준비금은 7조8878억원에서 9조1373억원으로 순증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1464억원이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과 평가금액이 증가한 동시에 꾸준히 순이익을 거둔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DB손보는 지난해 괌, 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로 인한 손해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21%가량 감소하긴 했으나, 1조53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불인정항목(주주배당액)과 재분류항목(자본증권 인정 한도 초과액) 등을 차감해 산출된다. 지난해 말 순자산 중 불인정항목과 재분류항목은 각각 3826억원, 9조3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산출된 기본자본은 9조5462억원이다. 여기에 보완자본 10조290억원을 더한 최종 가용자본이 19조575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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