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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세 차례 연기한 FI 풋옵션 기한

①2월 대표 주관 계약 체결, 주당 행사가액보다 높은 공모가 산출해야

김형락 기자  2024-05-13 15:31:16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롯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부여한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권리) 행사 기간을 세 번 연기했다. 롯데지주·호텔롯데가 FI 지분 매입자금을 지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월 대표 주관 계약을 맺고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돌입하며 FI 투자금 회수 경로를 열어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2대주주인 엘엘에이치 유한회사는 보유 지분(21.87%) 풋옵션 행사 기간을 내년 1월 13일부터 1개월간으로 1년 연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주주인 롯데지주와 협의해 행사 기간을 조정했다. 당초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지난달 13일부터 1개월 동안 풋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풋옵션 행사 기간 연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엘엘에이치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롯데그룹이 2016년 11월 오릭스PE, 현대상선, FI와 공동 출자했던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배구조를 계열사 7곳을 중심으로 정리한 뒤 기존 주주 잔여 지분(17.76%)을 엘엘에이치가 인수했다.

엘엘에이치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자금으로 인수대금을 조성했다. 구주 인수 뒤 곧바로 롯데글로벌로지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당시 구주는 1242억원(주당 3만8295원), 신주는 1500억원(주당 3만8088원)에 취득해 지분율은 32.35%였다.

롯데그룹은 엘엘에이치가 롯데글로벌로지스 증자에 참여할 때 풋옵션을 부여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2020년 또는 2021년에 연결 기준으로 기준 금액 이상의 영업이익 또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하면 롯데 계열사 7곳으로 보유 주식과 신주인수권을 매도할 권리를 줬다. 최초로 설정한 풋옵션 행사 시기는 2021년 4월부터 1개월간이었다.

롯데그룹은 2021년 풋옵션 행사 기간을 1개월 앞두고 주주 간 계약을 변경했다. 지주사 전환(2017년), 롯데로지스틱스 분할합병(2018년), 롯데로지스틱스 흡수합병(2019년) 등을 거쳐 롯데글로벌로지스 최대주주는 롯데지주(46.04%), 3대주주는 호텔롯데(10.87%)로 바뀌었다.


당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FI 풋옵션 행사 시기를 지난해 4월 13일부터 1개월간으로 2년 연장했다. 롯데 계열사(롯데지주·호텔롯데) 또는 엘엘에이치의 IPO 연기 요청에 따라 1년 또는 2년을 연기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지난해 또 다시 풋옵션 행사 기간을 1개월 앞두고 주주 간 계약을 수정했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FI 풋옵션 행사 기간을 지난달 13일부터 1개월간으로 1년 더 미뤘다. 롯데 계열사의 IPO 연기 요청 외에도 엘엘에이치의 풋옵션 행사 기간 연기 요청 시 1년 연기될 수 있도록 했다. 롯데 계열사가 풋옵션 행사 기간 연기를 요청하면 내년 1월 13일로부터 1개월간으로 변경한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풋옵션 행사 시기가 세 차례 연기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를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 2021년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권재범 재무부문장(상무보)은 풋옵션 행사 기간과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해 IPO를 성사해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월 대표 주관 계약 체결하며 IPO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 중 IPO를 진행하는 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FI 풋옵션 기간도 IPO 시점에 맞춰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높은 공모가를 산정받을 수 있도록 IPO 구조도 설계해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격에 미달하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FI에게 차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풋옵션 1주당 행사가격은 엘에이치의 주당 평균 취득단가에 연 복리 3%를 적용한 금액이다. 조달비용을 제외한 엘엘에이치의 지분(21.87%) 취득단가는 3만6053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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