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에폭시 수지 생산업체 '국도화학'이 올해 부채 대응에 재무 역량을 집중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부채가 대거 몰린 탓이다. 최근 몇 년간 현금 유동성이 계속해서 약화된 가운데 순조로운 상환 작업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재무조직의 역할도 주목된다. 현재 국도화학은 내부적으로 관련 조직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재경그룹을 총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원경업 상무를 보드멤버(이사회 구성원)로 두고 경영 현안 논의에 참여시키고 있다. 사외이사진도 대부분 경영, 재무 전문가로 채웠다. 관련 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도화학은 올해 자금 상환 이슈를 안고 있다. 만기가 1년 이내인 부채가 2024년에 집중돼 있다. 영업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창출하거나 외부에서 현금을 끌어오는 조달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후자에 더 무게가 실린다. 화학업종 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며 근래 수익성이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실제 현금흐름도 둔화된 모습을 띄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국도화학의 연결 자산총계 대비 현금흐름 비율은 직전년도 대비 2배 이상 하락했다. 경영 면에서의 활동성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국도화학 측은 이에 대비해 일찍부터 상환 시나리오를 수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차환을 통해 금융부채 만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도화학은 오는 10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총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1년 발행한 56회차 공모사채다. 당시에도 채무 상환 자금 마련 목적으로 발행됐다.
다만 금융비용 상승 부담은 불가피하다. 국내 석유화학 업종 경쟁력이 둔화되며 신용평가사들이 관련 기업의 재무 여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 리스크 관리와 사업 다각화 수준에 따라 피어그룹(비교군) 내 신용도 차별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LG화학, 효성화학 등 석유화학 업종 주요 기업체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국도화학이 올해 신용평가에서 등급이 강등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이자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무 안정성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신용평가 시 주요 검토 대상으로 꼽히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변화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국도화학의 순차입금/EBITDA 수치는 직전년도 대비 약 3배 증가한 5.2배를 기록했다. 이는 영업에서 난항을 겪는 동시에 금융비용 부담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해당 수치가 상승할수록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커진다.
당장 금융권 단기차입분 대응도 과제다. 지난해 신한은행으로부터 빌린 1500억원 규모 차입금 만기가 내달 도래한다. 이와 관련해 차환 등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부채를 조속히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도화학 관계자는 "해당 차입분은 수출채권 협상을 위한 것으로 고객사에서 채권이 회수되는 즉시 상환되는 구조"라며 "매출채권의 신속한 회수 및 적정 재고 운영 등 운전자본 관리를 통해 전체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해 여러 재무 이슈를 안고 있는 만큼 전담 조직 역할도 주목된다. 국도화학은 내부에 조달, 운용, 집행 업무를 담당하는 재경그룹을 두고 있다. 원경업 상무가 CFO로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 원 상무는 2019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 이시창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현재 7개 계열사 등기 임원으로도 재직하며 그룹 전반 재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사외이사진도 대부분 경영, 재무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희숙 비피도 CFO가 대표적이다. 국도화학은 이 사외이사에 대해 "재무 전문가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국도화학은 금융위원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라 2022년부터 관련 공시가 의무화됐다. 이에 맞춰 2021년 사업연도를 시작으로 매년 해당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가 국도화학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관련 업무에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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