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증권사 커버리지 파트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부채자본시장(DCM) 강자인 KB증권을 통해 회사채 발행 절차 등과 관련된 세미나를 듣기도 했다. 연초부터 카카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혜령 재무그룹장은 국내 주요 증권사 IB들을 만나는 등 자본시장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당장 조달 필요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재무파트 내 인력 구성이 바뀌면서 증권사 IB들과의 소통이 늘었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필요한 시점에 조달을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증권사와 관계쌓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 KB증권, 카카오에 회사채 발행 관련 세미나 진행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KB증권은 카카오 본사 재무그룹을 찾아 회사채 발행과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했다. 카카오의 신임 최혜령 CFO는 올해 초 주요 증권사 커버리지 파트의 IB들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자본시장과의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카카오에서 세미나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전반적인 회사채 발행 절차 등에 대해서 궁금해하셔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 회사채 발행니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인수나 투자를 할 때 필요한 내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그간 국내 채무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많이 하지 않았다. 2016년 4월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공모채를 시장을 찾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2500억원을 조달했고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이후 2020년 10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한 바 있다.

KB증권은 카카오 본사의 조달과 큰 인연은 없었지만 공동체로 범위를 넓히면 꾸준히 관계를 쌓아왔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도 참여한 바 있고 카카오게임즈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도 진행했다. 사모 CB의 규모는 총 5000억원이었고 주관사가 KB증권이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7월 북미 플랫폼인 타파스와 래디쉬를 인수할 때에도 도움을 줬다.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업어음(CP)를 통해 자금조달을 했고 KB증권도 여기에 손을 보탰다. 2022년 7월 사모채 발행할 때에도 KB증권이 주관사로 나서 자금조달에 도움을 줬다.

◇ 국내 상위권 증권사 모두 카카오에 관심 집중

현재 카카오는 KB증권을 비롯, 국내 주요 증권사 다수와 소통하고 있다. KB증권 외에도 여러 증권사가 카카오에 세미나를 제안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 중에서는 실제 세미나를 진행했거나 진행 예정인 곳도 있다. 세미나 외에도 다른 방향으로 커버리지를 공략하겠다는 곳들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자체의 조달 필요성은 크지 않지만 워낙 계열회사가 많고 다양한 방식의 조달이 이뤄질 수 있는만큼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 본사 자체로는 당장 조달 니즈가 없다. 2023년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4394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 역시 215억원 보유하고 있다. 2022년 현금및현금성자산(1조2488억원)과 비교해도 2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2023년 단기차입금은 2500억원이며 장기차입금은 0원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현금 등은 충분해서 조달니즈가 있진 않다"면서도 "지난해 조직개편이 되면서 CFO나 재무 쪽 인력 구성이 변동했고 증권사 IB 쪽과의 미팅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이슈가 있지 않더라도 언제든 조달 니즈가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관계를 가져간다고 봐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