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

환경사업 진출 IS동서, 공격적 M&A가 남긴 것

①건설 치중 사업다각화 성공…투자지분 급증은 부담

이민호 기자  2024-02-29 07:58:00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2019년부터 환경사업 관련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출자에 투입한 금액은 약 5500억원으로 추산된다. 건설폐기물 처리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을 갖췄다.

종속·관계기업 지분가치(장부금액 기준)가 약 5년 새 7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자산에서의 비중도 4분의 1에 이르렀다. 자기자본에서의 비중(이중레버리지비율)도 절반을 넘어 추가 투자여력을 갈수록 낮췄다.

◇환경사업 신성장동력 낙점…2019년부터 공격적 M&A

아이에스동서의 주력은 건설사업이다. ‘에일린의 뜰’과 ‘W’ 브랜드를 앞세운 주택사업이나 ‘아이에스BIZ타워’ 브랜드를 내건 지식산업센터 건축사업뿐 아니라 도로와 항만 등 토목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등 넓은 범위의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23위에 올랐다. 이외에 PHC 파일을 생산하는 콘크리트사업도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환경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은 2019년부터다. 주력인 건설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데다 환경사업 특성상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다는 데 주목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약 5년간 환경사업 관련 신규 계열사 편입을 위한 M&A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됐다.

2019년 6월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 지분 28.46%를 1000억원에 취득한 것이 그 시작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약 1년 뒤인 2020년 10월 인선이엔티에 유상증자로 7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도 했다. 인선이엔티는 이 자금으로 이앤에프PE(E&F PE)로부터 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파주비앤알과 영흥산업환경 지분 100%를 각각 230억원과 530억원에 사들였다.

이어 아이에스동서는 2020년 5월 이앤에프PE가 코오롱으로부터 폐기물 처리 및 하수도 시설관리 업체 환경에너지솔루션(옛 코오롱환경에너지) 지분 99.54%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카이트홀딩스)에 160억원을 출자해 지분 40%를 확보했다. 2022년 2월 카이트홀딩스 잔여지분 60%를 이앤에프PE로부터 473억원에 사들인 뒤 환경에너지솔루션에 역합병(흡수합병)시켰다.

*인선이엔티 본사 전경. 출처: 인선이엔티

2020년 8월에는 이앤에프PE가 조성한 PEF(이앤에프사파이어PEF)에 500억원을 투입했다. 이앤에프PE가 맥쿼리PE로부터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지분 59.29%와 새한환경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아이에스동서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아이에스동서는 이앤에프사파이어PEF가 코엔텍과 새한환경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이앤아이홀딩스)에도 1000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2022년 6월 이앤에프PE가 조성한 PEF(이앤에프다이아몬드PEF)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이앤에프PE가 폐기물 처리업체 코어엔텍 지분 100%를 매입하는 데 아이에스동서가 SI로 참여했다. 코어엔텍은 KG ETS가 환경에너지 및 신소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폐기물 처리업체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진출…투자지분 비중 급증

*출처: 아이에스동서 홈페이지 캡쳐

지난해에는 폐배터리 재활용사업도 개시했다. 2월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로부터 폐배터리 후처리업체 아이에스티엠씨(옛 타운마이닝캄파니) 지분 100%를 2275억원에 사들였다. 아이에스동서는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가 타운마이닝캄파니 지분 인수를 위해 조성한 PEF(아스테란마일스톤PEF)에 수익자로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매겨진 지분취득가액(2275억원) 중 1393억원은 이 PEF의 아이에스동서에 대한 분배금과 상계됐다. 이어 12월에는 슬로바키아 폐배터리 전처리업체 BTS테크놀로지(BTS Technology) 지분 79.2%를 37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계열 내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먼저 폐배터리 회수 과정은 인선이엔티의 완전자회사 인선모터스가 담당한다. 애초 인선이엔티의 폐자동차 파쇄사업을 위해 폐자동차를 회수하는 회사였지만 아이에스동서는 여기에 폐배터리 회수 역할도 맡겼다. 이어 폐배터리를 파쇄해 재활용 원료인 블랙매스(BM)와 블랙파우더(BP)를 생산하는 전처리 과정은 아이에스비엠솔루션과 슬로바키아 BTS테크놀로지가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BM과 BP를 처리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자원을 회수하는 후처리 과정은 아이에스티엠씨가 맡는다.

폐배터리 전처리업체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은 환경사업 계열사 중 유일하게 M&A가 아닌 자체 육성한 곳이다. 이 회사는 2014년 4월 8억원에 아이에스동서의 완전자회사로 설립돼 2021년까지만 해도 새빛이앤씨라는 사명으로 부동산 개발을 담당했다. 하지만 아이에스동서는 2022년 이 회사 사명과 사업목적을 변경하고 2021년 4억원, 2022년 40억원, 지난해 100억원을 유상증자로 잇따라 투입해 폐배터리 전처리업체로 탈바꿈시켰다.


환경사업 계열사 M&A 작업은 아이에스동서 자산총계에서 종속·관계기업 투자지분 비중을 크게 늘렸다. 환경사업 진출 직전인 2018년말 1835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종속·관계기업 투자지분은 지난해 3분기말 9169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자산총계에서의 비중이 9.4%에서 25.0%로 상승했다.

자회사 투자여력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도 2018년말 17.5%에서 지난해 3분기말 56.7%로 상승했다. 이 기간 자기자본 증가폭보다 종속·관계기업 투자지분 증가폭이 더 컸던 탓이다. 일반적으로 지주사의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00% 이하면 자회사에 대한 추가 투자여력을 안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아이에스동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에 자기자본 규모가 중요한 사업회사인 만큼 이중레버리지비율의 가파른 상승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환경사업 관련 계열사 추가 M&A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며 “비건설분야 주력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점찍은 만큼 유럽 내 BTS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이 경기 화성시에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을 지난해 12월 준공하는 등 계열 내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