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 처음으로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에쓰오일은 적용 시기에 맞춰 해당 가이드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9~2020년, 2021~2022년 등 2개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당기순이익의 30%를 배당성향 목표치로 삼았다. 이후 당기순손실(-7961억원)을 기록한 2020년을 제외하면 당해 사업연도의 배당성향 30% 이상을 유지했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단지 구축 작업인 '샤힌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난해의 경우, 배당성향을 일부 축소한 가이드가 제시됐다. 마찬가지로 2개년(2023~2024년)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배당성향을 당기순이익의 20% 수준으로 낮췄다.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까지 총 9조원의 금액이 샤힌프로젝트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27일 에쓰오일은 공시를 통해 2023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500원(보통주)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배당총액은 1747억원이다. 앞서 올해 8월 총 233억원(보통주 1주당 200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집행한 바 있어 지난해 기준 에쓰오일의 배당총액은 1980억원(보통주 1주당 1700원)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7월 중간배당 계획을 공시하며 같은날 2개년 배당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샤힌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2023~2024년 사업연도 기준 배당성향을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으로 낮춘다는 내용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948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23년 배당성향은 20.9%로 추산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국제유가와 국제 정제마진이 동시에 하락하며 매출과 손익이 모두 떨어졌다. 2022년 42조446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5조7267억원으로 15.8% 감소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1044억원에서 54.9% 감소한 948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감소가 예견되던 상황에서 투자를 동시에 집행하는 만큼 배당가이드를 축소한 셈이다.
다만 에쓰오일은 지난해와 올해 목표 배당성향을 제시한 이후 지속해서 시장에 배당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샤힌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수익성 개선 및 투자 재원 확보가 가시화하면 배당성향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3조1362억원으로 예상된다. 샤힌프로젝트 돌입과 함께 4189억원(2022년), 2조372억원(2023년) 등으로 급증하던 CAPEX가 올해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예상 CAPEX 중 샤힌프로젝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87%(2조716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정유·석유화학 주요 시설에 대한 정기보수를 마무리 지은 덕분에 공정개선 및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금액이 2023년 4374억원에서 2024년 2980억원으로 줄지만 샤힌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금액이 1조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샤힌프로젝트에 들어간 CAPEX는 1조4619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