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최근 합류한 외부 인사를 두고 안팎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김영성 신임 대표의 첫 영입인사로 사내 핵심 사업을 이끌어야 할 중책을 맡았지만 내홍이 발생하면서 조직력 와해와 성장 동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자산운용 ETF본부장은 부서원을 대상으로 본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메일을 직접 발송했다. 전 직장에서의 법인카드 유용과 이에 따른 감사·처벌, 직장 내 괴롭힘 등 회사에 퍼지고 있는 소문이 모두 사실무근임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제기된 논란들은 지나치게 악의적이고 명백한 허위사실로 몸담았던 모든 직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전혀 없었다"며 "선입견 없이 직접 경험하고 업무로 판단해주길 바라며 솔선수범해 본부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친 이 인물은 지난해 말 취임한 김영성 대표의 1호 영입 인사다. 전사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사업 수장 자리에 당당히 앉히며 시장 이목을 끌었다. 이달 초 합류해 업무를 시작한지 한 달도 채 안된 상태에서 내부 잡음이 발생하면서 임직원들을 이끌고 나가야 할 김영성 대표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내 커뮤니티에는 신임 본부장과 관련해 자격 논란이 일었다. 직전 직장들에서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적으로 이용해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을 비롯해 마케팅 용도로 약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청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직원은 "두 차례에 걸쳐 이직했는데 다녔던 회사마다 법인카드 이슈로 감사를 받은 인물"이라며 "예산을 지나치게 많이 써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되는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배경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출신이라는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온다. 2016년 KB자산운용에 합류한 김영성 대표는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에서 채권 펀드매니저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또 다른 직원은 "법인카드 부정사용이나 직장내 괴롭힘은 해고 사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레퍼런스 체크 과정에서 충분히 인지했을 내용인데 삼성자산운용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를 다 묵인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은 ETF를 핵심 사업으로 두고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높은 환매성과 편의성, 다양한 상품 등을 이유로 ETF 시장에는 대규모 자금이 빠르게 모여들고 있다. 수익과 직결돼 있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