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수주 실적 대비 2조6000억원 낮춰잡았다. 2022~2023년 대형원전 수주가 잔고를 이끌었다면 2024년에는 대형원전 외 중점사업이 수주잔고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 2025년 이후 중장기 비전에 방점을 찍었다. 대형원전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2025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10조원 이상의 수주를 자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로 낙점한 4대 중점사업의 비전도 꼼꼼하게 제시했다.
◇올해 목표, 전년 대비 -2.6조…대형원전 수주 25년부터 재개 두산에너빌리티는 14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7조5899억원, 영업이익은 1조46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1%,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2.7%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액은 4조8545억원, 영업이익은 2967억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주 목표량을 가이던스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 계획은 8조6089억원으로 실제 수주액은 8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달성률은 103.2%다. 분야별로는 원자력에 3조1325억원, EPC(설계·조달·시공)에 1조8500억원, 신재생·성장사업에 1조3424억원, 서비스와 기자재, 건설에 2조2840억원을 기대했다.
이달 공개한 수주 실적을 보면 원자력 부문에서 목표 대비 34% 높은 4조2000억원을, 신재생과 가스·수소에서 각각 2000억원, 2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세부 수주 달성액도 목표치를 웃돌았다. 국내 대형원전 수주와 해외 복합 EPC, 국내 가스터빈 수주 등 전 분야에서 수주 실적이 뒷받쳐준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다만 올해 수주 목표치는 지난해 대비 2조6000억원 낮춘 6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2025년부터 대형원전 수주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올해는 대형원전 외 주요 사업들이 이끌 것으로 봤다. 지난해 원자력 부문에서 4조20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면 올해는 400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친환경 전환에 중점을 두고 수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가스와 수소 부문에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높은 3조7000억원을 수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28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첫 공급 계약이자 가이던스의 4.4% 수준이다. 한국남부발전과 안동복합발전소 2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장기 수주, 연평균 10조 자신…28년 12.9조 목표 두산에너빌리티는 2025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수주량 10조원을 자신했다. 2025년 이후 국내외 대형원전 수출로 중장기 연평균 수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22년에는 이집트 엘다바(EL-Dabba)의 대형원전 수주 실적이, 2023년에는 신한울 3호기와 4호기가 각각 수주 잔고를 견인한 바 있다.
2025년에는 해외 1기가, 2026년에는 해외 2기가 기다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기자재 수주 비중을 확보해 수익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수익성이 좋은 프로젝트 계약(PJT) 비중을 늘려 중기 매출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028년 목표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목표 수주액은 12조9000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약 2000억원을 기록했던 풍력과 수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등의 수주 실적을 10배인 2조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4조8000억원을, 가스와 수소 부문에서 3조2000억원의 수주 목표치를 내놨다. 합산 수주 목표액은 12조9000억원이다.
매출액은 올해 가이던스 대비 8.1% 늘어난 9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올해가 2.5%, 2028년은 8.7%로 36.6% 높여잡았다.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신재생에너지' 4대 중점사업 비전 제시 두산에너빌리티는 4대 중점사업으로 낙점한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터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비전도 별도로 명시했다.
대형원전 부문에서는 체코와 영국,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주 확보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진행되고 있다. 6월 낙찰자를 선정하는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운영 입찰이 대표적이다. 현재 한국과 프랑스가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가스터빈 부문에서는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시장전망을 제시했다. 올해 2043GW(기가와트) 규모에서 2032년에는 2434GW로 2.2% 성장세를 기대했다. 국내에서는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2024년 45.3GW에서 2036년 64.6GW까지 늘어난다고 봤다. 수소터빈 부문에서는 2027년까지 친환경 무탄소 발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무탄소 에너지 전문 자회사인 두산지오솔루션을 설립하고 포트폴리오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수주 목표는 내후년부터 제시했다. 2025년 200억으로 시작해 2026년 1600억원, 2027년 2500억원 등 점진적으로 확대해갈 계획이다.
두산지오솔루션은 해상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투자부터 운영·유지·관리까지 총괄하는 개발사업자 사업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발전 기자재 및 건설 기업 등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개발사업 기회를 찾아내고, 두산퓨얼셀 등 두산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도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