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코로나19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봤다. 영화시장이 살아나 관람객 수가 회복됐고 비용 효율화 효과를 보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다만 17년 만에 내놨던 실적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다. 튀르키예 법인에서 발생한 초인플레이션 관련 비용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3개 분기 연속 흑자, 연간 영업이익 491억 CJ CGV는 2023년 4분기에 매출 3430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으며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연간 실적의 경우 매출은 1조5458억원으로 2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1억원을 기록해 역시 플러스 전환했다.
CJ CGV가 영업 흑자를 낸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2020년 3887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낸 후 적자 기조가 계속됐었다. 2022년까지 3년간 쌓인 적자만 7000억원을 넘는다. 하지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4분기는 중국, 튀르키예 등 글로벌 영화시장 회복에 따른 관람객 수 증가로 매출이 늘고 글로벌 관람객 수 회복 및 4DX 비용 효율화 등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실적을 보면 특히 중국에서 <견여반석>, <전임4> 등 로컬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매출이 회복된 덕분에 연간 영업손익 역시 전년 대비 725억원 늘면서 흑자전환했다. 인도네시아도 <172 데이즈> 등 로컬 콘텐츠가 박스오피스 성장을 견인했다.
국내 매출의 경우 4분기에 <서울의 봄>, <노량> 등의 흥행으로 12월 연중 최대 관람객 수를 찍었지만 2022년 개봉했던 <아바타2>의 기저효과로 객단가(ATP)가 하락해 전년 동기대비 역성장했다. 하지만 매출 감소에도 불구 비용 효율화 효과를 보면서 흑자 기조가 지속됐다.
◇가이던스 영업이익 230억 미달…원인 '튀르키예' 다만 CJ CGV는 앞서 발표했던 가이던스 달성에는 실패했다. CJ CGV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공개했다. 하반기 6개월 동안 연결 매출액 9305억원, 영업이익 706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CJ CGV는 2019년 당시 하반기 매출 9957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냈었다.
하반기 가이던스를 연간 실적으로 환산하면 매출 1조7258억원, 영업이익 723억원이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이보다 매출은 1800억원, 영업이익은 232억원 밑돌았다.
증권가의 예상 역시 밑돌았다. 증권업계 컨센서스를 보면 2023년 매출 1조5744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예상했으나 CJ CGV 실적은 각각 286억원, 9억원씩 미달했다. 하지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CJ CGV가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6% 목표에 못 미쳤고 그 뒤론 실적 전망치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NEXT CGV' 사업 전략과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가이던스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목표에 미달한 데는 튀르키예를 둘러싼 경제적 불안의 영향이 컸다. 튀르키예는 수년째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다. 2022년뿐 아니라 지난해도 60%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이 이어졌다. 2021년 달러당 8리라 수준이었던 튀르키예 통화가치는 달러당 30.5리라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CJ CGV 튀르키예법인은 회계상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가령 실제 지급한 인건비가 1만리라여도 회계상으론 물가인상을 반영해 더 많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흑자폭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CJ CGV 측은 “튀르키예 초인플레이션 효과를 미반영할 경우 2023년 하반기에 전망공시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2024년은 지역별 차별화 전략,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화 등을 통해 코로나 이전을 상회하는 성과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CJ CGV는 앞으로도 CGV 전용 콘텐츠(CGV Only Contents) 확보 및 특별관을 통한 차별화, F&B(식음료) 수익구조 혁신, 광고매체 경쟁력 제고 등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자회사인 CJ 4DPLEX는 스크린X 중심으로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특별관 영향력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CJ CGV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양적으로 늘리고 AI(인공지능)기반 사업영역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공격적 사업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CJ CGV는 올해 상반기 <귀멸의 칼날>을 단독상영하고 <파묘>, <듄2>, <쿵푸팬더4>, <인사이드아웃2> 상영 등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데드풀3>, <조커2>, <글래데이어터2>, <슈퍼배드4> 등의 작품 상영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