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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속 신사업 투자, 재무건전성 유지 '중책'

2년 연속 영업손실 이어지며 레버리지 지표 상승, 올해도 3조원 투자

김위수 기자  2024-02-08 07:50:03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3조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연속 적자를 겪은 데다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되며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석유화학 시장의 '다운사이클' 최저점이 지나며 상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롯데케미칼 측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업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롯데케미칼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된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상무)은 지속되는 신사업 투자 속에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무관리에 나서야 한다.


◇2년 연속 적자에 레버리지 지표 상승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6.3%로 나타났다. 2022년 말 55.1%였던 부채비율이 1년 만에 11.2%포인트(p) 올랐다.

차입금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밝힌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9조8277억원이다. 2022년 6조1679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59.3% 확대됐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3%에서 29.5%로 6.5%p 상승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처럼 레버리지 지표가 상승한 이유는 영업활동으로 충분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7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19조949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반면 투자활동은 더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2022년 CAPEX는 2조60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3분기 CAPEX는 이미 2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4분기 CAPEX를 더하면 2022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수소,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 등이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으로 지목된다.

◇올해 CAPEX도 3조, 어깨 무거운 성낙선 CFO

성낙선 상무는 실적발표 직후 실시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CAPEX는 별도 기준으로는 1조원, 연결 기준으로는 3조원으로 돼있다"고 밝혔다. 투자계획을 재검토하되 핵심 투자는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성 상무는 "재무적 영향의 관점에서 투자계획의 심의 및 집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전지·수소 등 미래 관련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GS에너지와의 합작사업 등 이미 건설을 시작한 투자건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단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진행 시점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 의지가 큰 상황으로 보인다. 성 상무는 재무부담을 크게 확대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재원 마련을 지원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투자금과 더불어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지출도 예정돼 있다. 롯데케미칼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보통주 1주당 3500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총 배당금은 1476억원 규모다.

그나마 석유화학 사업의 시장상황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전망은 희망적인 소식이다. 올해 성 상무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운전자본을 조정하며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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