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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 '지지부진' 지주사 주가 탈출구는

구본준 회장 출범 이후 시가총액 40% 증발, M&A·주주환원 확대 가능성 '관건'

김위수 기자  2024-01-24 16:54:08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LX그룹의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던 시점은 그룹 출범 당시다. 시장에서 LX홀딩스의 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한 다음 날인 2021년 5월 28일 회사의 시가총액은 9344억원으로 마감했다.

당시 기록한 LX홀딩스의 기업가치는 설립 4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LX그룹이 출범한 이래 LX홀딩스의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우하향을 겪었다는 뜻이다.

◇출범 이후 40% 넘게 빠진 주가

LG그룹에서 종합상사·건자재·반도체·석유화학 등 계열사를 가지고 독립한 LX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곳 중 하나다.

LX세미콘의 텔레칩스 지분 투자부터 LX인터내셔널의 한국유리공업·포승그린파워 인수 등을 실시했다. 최근 LX인터내셔널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특별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매그나칩반도체, HMM 인수전과 같은 굵직한 딜에 참여하기도 했다. LX그룹의 외형을 확실히 확장하고자 하는 구본준 회장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LX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의 주가는 약세다. 24일 오후 기준 LX홀딩스의 시가총액은 5248억원으로 출범 이후 43%가량 하락한 상태다. LX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성숙기에 접어든 분야에 편중돼 있다 보니 '성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LX그룹 계열사들이 각자의 사업영역에서 시너지를 도모할 만한 투자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그룹의 성장성 전망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지주사의 특성상 이같은 그룹 전반의 미래 전망과 더불어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한 요소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LX홀딩스는 2022년 처음으로 배당정책을 실시했다. 총 241억원 규모로 연결 당기순이익의 14.2%, 별도 당기순이익의 29.9%로 나타났다. 코스피 배당법인의 평균 배당성향(35%)보다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배당을 실시한 첫해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로 보인다. 단 2022년 한 해 동안 빠진 시가총액이 1300억원으로 나타났다. 막상 주주들이 체감하는 수익률은 마이너스(-)였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우하향 속 실적·M&A 가능성에 '들썩'

LX그룹의 주가가 출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기는 했지만 그 속에서도 상승의 기미를 보인 적이 없지는 않다. 주로 계열사들이 실적 호조를 보였거나 LX그룹의 M&A 가능성이 제기됐을 시점이었다.

그룹 출범 당시 보통주 기준 주당 1만2000원선이었던 LX홀딩스의 주가가 하락하며 2021년 9월부터 주당 1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같은해 12월 중순 LG그룹과 LX그룹 간의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며 다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연이어 LX그룹이 한국유리공업 인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LX세미콘·LX인터내셔널의 호실적 전망이 제기되며 주당 1만원 이상의 주가가 유지됐다. 이후 다시 주당 1만원을 돌파한 2022년 4월 말은 LX그룹이 매그나칩반도체 인수를 검토한다는 사실이 전해진 시점이다.

이후에는 LX그룹의 주가가 주당 1만원을 넘지 못했다. 하락세가 이어지며 2022년 11월 LX홀딩스의 주가는 9000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중순에 접어들며 주당 9000원 선을 다시 회복했다.

당시 구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부사장이 LX MDI로 선임됐고, LX그룹의 HMM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다. 승계작업이 가시화되며 주주환원 확대가 점쳐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가능성까지 복합적인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LX홀딩스의 주가를 움직인 요인은 실적·M&A 등 세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 셈이다. 단 LX그룹 계열사들은 시장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다. LX홀딩스 자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실시할 수 있는 노력은 M&A 시도인 셈이다.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재 LX홀딩스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지는 않지만 주가와 순자산가치의 괴리가 커진 상황인 것은 맞다"며 "주주환원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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