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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순이익 235% 증가 'ROE' 타고 주가 우상향

창사 이래 최초 영업익 1000억 돌파, 자기자본이익률 15% 청신호

홍다원 기자  2024-02-05 15:17:08
영업이익이 185% 오른 빙그레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주식으로 꼽히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 매출이 빙그레 실적을 견인했다.

빙그레는 5일 1시 4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03%(2700원) 오른 5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5만3700원) 기준 1년 전과 비교하면 27% 이상 올랐다. 주가 변동성이 낮은 식품주임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젝트로 저평가주로 꼽힌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익 1년 새 394억원 → 1123억원

빙그레가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2023년 1조3939억원, 영업이익 1123억원을 올렸다고 지난 달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5.2% 급증했다. 순이익은 235.4% 증가한 862억원을 기록했다. 덩달아 3%에 그쳤던 영업이익률도 단숨에 8%대로 올라섰다.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돌파한 것은 1967년 빙그레 창사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 급증 배경으로는 해외 법인 호실적과 판관비 개선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 35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 덕을 봤다는 설명이다.


빙그레는 중국, 미국, 베트남 세 곳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수출액은 2018년 493억원, 2019년 632억원, 2020년 711억원, 2021년 823억원, 2022년 104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원유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빙그레는 지난해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을 포함해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투게더 가격은 2022년 1분기 6000원에서 지난해 말 9800원이 됐다. 약 2년 새 63%나 올랐다.

메로나도 마찬가지다. 메로나는 2022년 3월까지만 해도 800원이었던 메로나는 지난해 1200원까지 50% 올랐다. 또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 물류 통합 등 원가 절감 노력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해외 실적 법인은 물론 판관비 관리 등이 주효했다"며 "2022년 코로나19로 식품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기저 효과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호실적에 비하면 주가 여전히 바닥권"

호실적과 함께 저평가 주식으로 꼽히면서 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빙그레 주식을 8억원, 개인 투자자들은 31억원 각각 사들이고 있다. 빙그레 이날 주가는 52주 종가 기준 최고가(5만9300원)와 가까워지고 있다. 빙그레가 6만원에 거래된 것은 2021년 8월이 마지막이다.

특히 빙그레가 저PBR 주식이면서 고ROE라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준 빙그레 PBR은 0.86배로 1배 미만이다. 최근 PBR 1배 미만 주식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지만 저PBR 종목 중에서도 ROE가 개선될 기업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주가가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ROE는 기업이 투입한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낸다. ROE가 높을수록 효율적으로 자본을 활용해 돈을 벌었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빙그레 2023년 기준 추정 ROE는 15.57%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3곳 이상이 컨센서스를 제공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76곳을 분석한 결과다. 통상 ROE가 10% 이상이면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ROE가 높을수록 주주환원에 투자하기도 쉽다.

증권가에서도 빙그레를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빙그레 매출은 2021년 1조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역시 해외 법인 호조에 힘입은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 현 주가가 5만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올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에서 제시한 목표 주가는 7만8000원(DS투자증권), 8만원(하이투자증권) 등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빙그레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2023년 3분기 누적으로만 당기순이익 992억원을 달성했다. 연초 이후 빙그레의 주가는 46% 상승했으나 지속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호실적에 비하면 아직 터무니없는 바닥권"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원재료 투입 단가 상승세가 이어지지만 영업실적에 대한 부담이 낮다"면서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향후 국내외 영업실적 개선 가시화와 관련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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