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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롯데정밀화학, 영업현금 저하한 이유는

케미칼부문 감익, 합작사 롯데이네오스화학 실적 저하로 배당 수령액 감소

김형락 기자  2024-01-23 16:42:09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현금 창출력이 떨어졌다. 본업인 케미칼사업부문과 합작사 롯데이네오스화학 실적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롯데이네오스화학에서 수령하는 배당금은 롯데정밀화학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1733억원 감소한 180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1366억원 △배당금 수령액이 561억원 감소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입액이 줄었다.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롯데정밀화학이 자금 소요를 감당할 현금 창출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자본적 지출(CAPEX)과 배당을 소화할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면 보유 현금을 투입해 자금 소요에 대응해야 한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액(441억원)과 배당금 지급액(891억원)을 제한 FCF는 477억원이다. 1481억원으로 잡아둔 지난해 CAPEX를 속도 조절하면서 현금흐름을 관리했다.

지난해 롯데정밀화학 주력 매출원인 케미칼사업부문이 역성장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줄었다. 그해 3분기 연결 기준 케미칼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626억원이다. 주요 제품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그린소재사업부문 영업이익이 26% 증가한 858억원을 기록했지만, 전사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1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케미칼사업부문 주요 제품은 염소 계열과 암모니아 계열로 나뉜다. 염소 계열에는 △방수·방청 페인트 원료인 ECH와 △섬유·의약·제지·세제 등에 사용되는 기초 원료인 가성소다가 있다. 암모니아 계열에는 △비료·합성섬유 나일론·ABS 수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기초화학 물질인 암모니아와 △디젤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촉매 환원제 용액인 요소수가 있다.

롯데이네오스화학에서 수령한 배당금도 롯데정밀화학 주요 현금 창출원이다. 2021년부터 롯데이네오스화학이 배당을 증액하면서 2대주주(지분 49.1% 보유)인 롯데정밀화학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증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이네오스화학을 공동기업으로 분류했다. 지분율이 50% 미만이라 연결 기준 손익계산서에 지분법손익을 인식한다.


롯데이네오스화학(옛 삼성비피화학)은 2016년 롯데정밀화학(옛 삼성정밀화학)과 함께 삼성그룹에서 롯데그룹으로 넘어온 계열사다. 국내에서 △전자소재·정밀 화학 분야 범용 기초 화학 제품인 빙초산(AA)과 △태양광 소재·산업용 필름·포장재·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초산비닐(VAM)을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최대주주는 지분 50.9%를 보유한 영국 석유화학기업 이네오스다.

롯데이네오스화학은 롯데그룹 편입 전인 2015년부터 배당성향이 85%였다. 롯데그룹에 들어온 뒤에도 이익을 유보하지 않고, 배당으로 환원하는 재무 정책을 폈다. 2020년까지 롯데이네오스화학 순이익이 적어 2018년(1217억원)을 제외하고는 연간 배당액이 1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2021년부터는 롯데이네오스화학이 롯데정밀화학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불리는 황금알 역할을 했다. 2020년 5502억원이었던 롯데이네오스화학 매출이 2021~2022년 1조3000억~1조4000억원대로 커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11%였던 순이익률은 30~35%대로 상승했다.


2020~2022년 롯데이네오스화학 배당성향은 75%를 유지했지만,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배당액은 커졌다. 2020년 448억원이었던 연간 배당액은 △2021년 3581억원(중간·연차배당 합산) △2022년 3227억원(중간·연차배당 합산)으로 증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분율만큼 롯데이네오스화학에서 배당을 거두면서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늘었다. 2021년 3057억원이었던 롯데정밀화학 영업활동현금현금흐름은 2022년 6402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각각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이 2574억원 △배당금 수령액이 1238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롯데이네오스화학에서 고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롯데이네오스화학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3%, 81% 감소한 6948억원, 1038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0% 줄어든 810억원이다. 2022년 배당성향(75%)을 유지한다고 해도 롯데정밀화학 몫으로 돌아올 배당을 가늠하면 298억원(지난해 3분기 실적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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