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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C는 왜 이사회를 재편했을까

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2대주주 이사회 진입 차단

황선중 기자  2024-01-18 07:56:32
넥슨그룹 지주사인 엔엑스씨(NXC)가 이사회를 재편했다. 사외이사를 통한 경영진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글로벌 게임사라는 목표에 걸맞게 경영 책임감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상속세가 일으킨 나비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새로운 2대주주 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사회를 둘러싼 불협화음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사회 깜짝 재편…사외이사 신규 선임

NXC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새롭게 꾸렸다. 기존 이사회는 5인 체제였다. 사내이사 3인(유정현·이재교·권영민)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김회석), 감사 1인(이홍우)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7인 체제가 됐다. 이홍우 감사를 사내이사로 앉혔고 사외이사 2인(이도화·이세중)을 신규 선임했다. 감사위원회도 새롭게 설치했다.

이번 이사회 재편의 방점은 경영진 견제에 찍혀 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일원으로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감사위원회도 감사와 마찬가지로 경영진의 활동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통상 감사위원회는 복수의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다는 점에서 한 명의 감사보다 경영진 감시 기능이 강하다는 평가다.


NXC가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행보다. 현행 상법상 비상장사는 상장사와 달리 굳이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아도 된다. 달리 말하면 NXC 경영진은 자발적으로 상장사에 준하는 이사회 체제를 선제 구축한 것이다. 경영상 의사결정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지언정 안정성은 끌어올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대주주 이사회 진입 '사전 차단' 효과

NXC가 이사회를 재편한 배경에는 지분구조 변화가 있다. NXC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지분구조가 바뀌었다. 김 창업주 별세 이후 유족들이 상속세를 NXC 지분으로 물납하면서다. 기존에는 창업주 일가가 NX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상속세 물납 이후 기획재정부가 NXC 지분 29.3%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상속세 명목으로 확보한 NXC 지분 29.3%를 공개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매각가가 5조원을 바라보는 탓에 매수자는 좀처럼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창업주 일가가 해당 물량을 되사오지 않는 이상 새로운 2대주주 등장은 피할 수 없다. 앞으로 외부 투자자와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NXC 경영진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불안 요인을 사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외이사 없는 이사회다. 만약 이사회를 재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2대주주를 맞이한다면 사내이사만 가득한 NXC 이사회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경우 2대주주가 경영진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그림까지 그려진다. 하지만 이번에 NXC 경영진이 선제적으로 경영진 견제 장치를 추가한 만큼 향후 2대주주와 불협화음을 빚을 가능성은 한층 낮아지게 됐다. NXC 경영진으로서는 살은 내주되 뼈는 지키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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