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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C, 상속세 여파에 지배구조도 변화

넥슨 지배구조 정점, 오너일가 지분 물납…경영상 변화는 크지 않을 듯

황선중 기자  2023-05-31 14:21:18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NXC)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오너일가가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하면서다.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물납하면서 오너일가 지배력이 98%대에서 69%대로 줄었고, 반대급부로 기획재정부가 2대주주로 올라섰다.

◇'상속세 부담' 오너일가 지배력 98%→69%

NXC는 31일 최대주주인 유정현 이사의 지배력(특수관계인 포함)이 98.64%에서 69.34%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지분 29.3%가 감소한 것이다. 주식으로 환산하면 85만2190주에 달하는 물량이다. 유 이사는 김 창업주의 배우자다. 오너일가는 2005년 NXC가 설립된 이래 줄곧 100% 가까운 지배력을 유지하며 넥슨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구체적으로 김 창업주의 두 딸이 보유한 지분이 각각 감소했다. 이들은 그간 31.46%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14.65%씩 감소하면서 지배력이 각각 16.81%로 축소됐다. 반면 유 이사 지분 34%는 그대로였다. 오너일가가 운영하는 가족회사인 와이즈키즈가 가진 지분 1.72%도 변동 없었다.

이번 지배력 변화는 상속세 납부 탓이다. 김 창업주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비상장사인 NXC 지분으로 물납했다는 설명이다. NXC 관계자는 "피상속인(김 창업주)이 남긴 자산 중 NXC 주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것을 유산으로 받은 상속인이 해당 주식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NXC 지분이 국고로 귀속되면서 기획재정부가 NXC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NXC 지분은 29.3%(85만2190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가 물납한 지분 규모와 같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공매를 통해 지분을 매각해 현금으로 환수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때 외부 투자자가 NXC 2대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너십 여전히 굳건, 경영상 변화 없을 듯

NXC 지분은 넥슨그룹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넥슨그룹 지배구조가 NXC→넥슨재팬→넥슨코리아→기타 계열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NXC 지분을 확보하면 넥슨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김 창업주가 NXC 설립 이래 줄곧 100% 수준의 지배력을 유지했던 이유다.



다행인 점은 물납 이후에도 오너일가 지배력이 여전히 약 7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외부 투자자가 나타나더라도 오너십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NXC 지분가치가 상당한 만큼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29.3% 규모 NXC 지분을 매입하고자 하는 원매자를 찾는 일 자체도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에 두 딸의 지분을 물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창업주는 생전에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넥슨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유 이사는 오직 NXC 사내이사로만 자리하고 있다. 두 딸 역시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시장에서는 유 이사가 실질경영보다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내이사 직함을 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가 미등기이사 지위로 경영에 간접 관여하는 것보다는 사내이사 지위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책임경영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김 창업주 역시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꾸준히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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