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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PE 애뉴얼 리포트

‘인하우스 정석’ NH PE, 투자·회수 두루 알찬 성과

에코프로그룹·엔켐 등 2차전지 섹터 투자, 신한중공업 엑시트 IRR 47%

김지효 기자  2024-01-05 16:21:55
2023년 투자시장에는 거센 찬바람이 불었지만 NH투자증권 PE(이하 NH PE)는 꾸준한 투자행보를 보여줬다. 그간 확보해 둔 드라이파우더를 활용해 지난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2차전지 섹터에 기업에 여러 건 투자했다. 범농협 계열사들과 함께 꾸린 애그테크 펀드를 통해 농업분야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갔다.

투자뿐 아니라 회수(엑시트) 성과도 빠지지 않았다. 신한중공업, 디젠, SAMG엔터, 마음AI 등 포트폴리오 기업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IBK기업은행 PE(이하 IBK PE)와 함께 꾸린 블라인드펀드의 청산도 눈앞에 두게 됐다.

◇에코프로그룹·엔켐 등 2차전지 섹터 베팅, 농업분야 투자도 지속

NH PE는 올해 상반기 투자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던 2차전지 분야에 잇따라 투자했다. 에코프로그룹이 대표적이다. NH PE는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각각 300억원, 250억원을 베팅했다. 다수의 PEF운용사들이 2차전지 섹터 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투자 룸을 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지만,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역량을 입증했다. 2차전지 전해액 제조업체 엔켐에도 300억원을 투자했다. 엔켐은 NH PE를 비롯해 PEF운용사들로부터 지난해 약 1200억원을 모았다.

2차전지 분야 투자에는 2022년 결성한 블라인드펀드가 든든한 자금줄이 됐다. 2022년 NH PE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우리PE)와 함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MG새마을금고와 군인공제회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22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농협계열사로서 농업분야에 대한 투자도 멈추지 않았다. 2022년 10월 조성한 ‘애그테크상생혁신편드’를 통해서다. 이 펀드는 농협은행과 공동운용(Co-GP)하는 펀드로 총 530억원 규모로 농협중앙회와 NH농협은행·NH투자증권·NH캐피탈 등 범농협 계열사들이 투자금을 모아 조성했다.

NH PE는 애그테크펀드를 활용해 올해 2곳의 기업에 투자했다. 푸드팡과 설성푸드에 각각 30억원, 100억원을 베팅했다. 푸드팡은 도매시장과 외식업체를 이어주는 농산물 유통기업이다. 자체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중소외식업체들이 온라인으로 새벽 도매시장에서 필요한 농산물을 주문하면 오전에 바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성푸드는 1976년 설립된 이천목장, 1983년 문을 연 횡성목장에서 사육한 한우들을 가공해 만든 축산 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프리미엄 한우브랜드 ‘설성목장’이 대표 브랜드다. 동물복지, 자연방목, 무항생제, 웰빙사료 등을 내걸어 키운 한우들을 구이용 고기를 비롯해 밀키트, HMR(가정간편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앞서 2022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농산물 선별시스템을 개발하는 ‘에이오팜’에 5억원을, 농업용기계 자율주행키트 ‘플루바 오토’를 만든 '긴트'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다수 포트폴리오 기업 투자금 회수, 신한중공업 엑시트 IRR 47% 달성

엑시트 성과도 빠지지 않았다. NH PE는 투자한 지 1년 반 만에 신한중공업 엑시트에 성공했다.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와 함께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투자했던 포트폴리오기업으로, 투자원금 300억원의 2배가 넘는 640억원을 거둬들였다. 신한중공업 인수에 함께 참여한 전락적 투자자(SI)인 태화기업에 조선업 운영법인을 넘긴 데 이어 부동산 법인까지 매각하면서 1년 6개월만에 투자금 회수를 마쳤다. 최종 내부수익률(IRR)은 47%를 달성했다.

같은 펀드에서 투자한 자동차 부품사 모베이스전자의 투자금도 회수했다. 200억원을 투자한 지 약 4년 만에 300억원 가량을 회수하면서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약 1.5배를 기록했다. 신한중공업에 이어 모베이스전자 회수까지 성공하면서 NH PE와 오퍼스PE가 운용 중인 1차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회수하게 됐다.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NH뉴그로쓰펀드’에서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엑시트 성과도 빛났다. 디젠과 SAMG엔터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면서다. 자동차 전장업체 디젠에서는 2021년 1월 약 105억원을 투자해 약 2년 만에 140억원 가량을 회수해 MOIC 1.3배, IRR은 13%를 기록했다.

SAMG엔터 투자금 회수는 SAMG엔터가 코스닥시장에 안착한 이후 진행됐다. SAMG엔터는 2022년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초반에는 주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티니핑’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23년 초에는 주가가 5만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NH PE는 지난해 초 장내에서 조금씩 투자금을 회수했다. 2020년 주당 1만원선에서 50억원을 투자한 만큼 원금 대비 수익률은 3배 가량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마음AI(구 마인즈랩)’ 엑시트도 단행했다. 2019년 60억원을 투자해 약 4년 만에 100억원 가량을 회수하면서 IRR은 10% 중반대를 달성했고 MOIC는 약 1.7배를 기록했다. 마음AI는 IBK PE와 공동으로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인 'IBK-NH 스몰자이언트 펀드'가 활용됐다. 마음AI 엑시트로 스몰자이언트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95%가량 마무리되면서 펀드 청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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