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전해액 제조업체 엔켐이 국내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100억원 규모의 투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추가로 투자를 원하는 FI들도 있어 후속 투자유치도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우리PE), 시냅틱인베스트먼트, NH투자증권 PE부문(NH PE), 산은캐피탈이 엔켐 투자유치에 참여한다. 이들 FI가 각각 200억~300억원을 투입하며 총 투자규모는 1100억원 수준이다.
엔켐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이사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FI와 투자 계약이 최종 체결될 예정이다. FI들은 기관투자자(LP)를 상대로 투자금 모집 마케팅을 마무리하고 투자확약서(LOC) 등도 제출했다.
투자방식은 엔켐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구조다. 이번 투자유치는 별도의 입찰 절차 없이 엔켐이 제시한 투자조건을 수용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북빌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투자유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지만 엔켐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FI들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주관사인 삼정KPMG는 같은 조건으로 후속 투자유치도 계획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후속 투자유치 절차가 진행돼 추가 투자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투자유치는 작년부터 진행된 최대 4000억원 규모 투자유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작년에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나서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FI들은 엔켐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부분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켐은 2021년 26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작년에는 약 1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핵심 원자재인 리튬염(LiPF6) 가격이 안정화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엔켐은 2차전지 4대 핵심소재로 불리는 전해액 시장에서 중국 틴쯔-카이신(Tinci-Kaixin), 캠켐(Capchem) 등에 이어 점유율 4위를 기록 중이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으로 최근 중국 CATL과도 공급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