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글라스가 내년 11월까지 설비투자와 공장 증축에 745억원을 투입한다. 4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자산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부터 원재료 가격 상승과 지분 투자가 겹치며 차입을 늘리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여전히 50% 수준으로 양호한 상태다.
KCC글라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11월 30일까지 설비투자와 공장 증축에 총액 745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KCC글라스는 여주공장에서 판유리를, 전의공장에서 안전유리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 아산공장에서는 PVC 바닥재를, 덕소공장에서는 콘크리트 파일을 생산한다.
KCC글라스는 KCC가 2020년 1월 유리, 홈씨씨(건축용 자재·인테리어 상품), 상재(PVC 바닥재)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2020년 12월 자동차 안전유리 제조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를, 지난해 2월 플라스틱 제조업체 코마글로벌을 각각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KCC글라스가 설비투자와 공장증축에 745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데는 우수한 재무건전성이 한몫했다.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가 8568억원인 반면 자본총계가 1조464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58.5%에 불과하다.
이 가운 차입금은 4794억원(리스부채 205억원 포함)이다. 2021년말 1753억원에서 지난해말 4036억원으로 순차적으로 뛰었다. 그럼에도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가 20.6%로 건전한 편이다.
핵심 조달원은 공모 회사채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공모채 미상환잔액은 2200억원으로 2019년 11월 발행한 5년 만기 공모채(200억원), 지난해 1월 발행한 3년 만기 공모채(1100억원)와 5년 만기 공모채(900억원)가 포함된다. 이들 공모채 금리는 2.14~2.93%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공모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데는 주력제품 유리의 주요 원재료인 소다회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영업수익성이 하락한 동시에 재고자산을 늘리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도네시아법인 설비투자(2021~2023년 2000억원 안팎), 코마글로벌 인수(233억원), 케이씨더블유 지분 취득(65억원), PEF(인커스트라이던트어그테크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취득(41억원) 등 자금소요가 발생했다.
장기차입금의 경우 인도네시아법인에서 빌린 825억원이 전부다. 인도네시아법인은 2021년 5월 설립했으며 투자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단기차입금은 전자단기사채 형태로 1566억원을 조달하고 있다. 단기차입금 금리는 3.86~3.91%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말까지 발생한 이자비용은 97억원이다.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KCC글라스는 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2554억원, 지난해 2160억원, 올해 3분기 누적 1414억원을 창출했다. 올해 3분기 이자비용 감내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이 14.6배, 차입금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총차입금/EBITDA가 2.5배로 우수한 편이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에 차입금 조달까지 더해지며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말 4218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내년 11월 30일까지 설비투자와 공장증축에 총액 745억원을 투입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