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화일약품, 관계사 공장 확보…'GMP 위반' 급한불 끈다

2대주주 에코볼트로부터 양수, 원료의약품 재고 창고로 활용

한태희 기자  2024-08-27 15:47:13
화일약품이 2대주주가 보유한 평택시 소재의 공장을 인수한다.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2022년 화재 사고로 생산이 일부 중단된 상신리 공장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이다.

평택 공장을 원료의약품 수입 창고로 활용할 방침이다. 해외서 대량 수입하는 원료의약품의 자체 창고가 필요했다. 올해 초 원료의약품을 허가받지 않은 소재지에 보관해 식약처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은 점도 공장 양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상신리 화재 공백 메우기, 관계사로부터 233억원에 공장 확보

화일약품은 경기도 평택시 산단로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233억원에 양수한다. 양수기준일은 잔금일인 12월 6일이다. 거래상대방은 자동차용 조명 전문 기업 에코볼트다. 화일약품의 최대주주인 금호에이치티의 모회사다. 에코볼트는 화일약품 지분 8.09%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이는 2022년 발생한 상신리 공장 화재에 따른 후속조치다. 화일약품은 당시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장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작년 3월부터 일부 생산라인에서 생산재개를 시작했으나 화재 여파로 인해 생산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작년 상신리와 하길리 공장 두곳의 총 원료의약품 생산금액은 442억원이었다. 2022년 513억원 대비 13.8% 줄었다.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매출은 1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축소됐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추가적인 생산설비 확장이 필요했고 공장 양수를 결정했다.

거래 상대방이 최대주주 금호에이치티의 모회사라는 점도 주목된다. 화일약품은 최근 10년간 최대주주의 손바뀜이 두 차례 있었다. 2013년에는 CG인바이츠(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가, 2021년에는 금호에이치티 외 3인(당시 다이노나 외 2인)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근 이들 기업의 지분구조가 완전히 정리되면서 모기업의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호에이치티 외 3인은 올해 4월 유상증자 참여, 전환사채 인수 등을 통해 지분율을 37.46%로 10.56%p 높였다. 이에 반해 CG인바이츠는 이달 2일 보유한 지분 전체를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일약품은 기초원료를 해외에서 주로 수입해 오는데 규모가 상당해 이를 별도로 저장할 창고가 필요하다"며 "상신리 공장 화재 후 아직 공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한 점도 공장 양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 행정처분 돌파구, 실적 정상화 총력

화일약품이 최근 식약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점도 공장 양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월 원료의약품을 허가받지 않은 소재지에 보관하고 자사 기준서를 미준수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 15일의 제조, 수입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한 차례 더 GMP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제조관리기준서, 제품표준서 등 자사 기준서를 준수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식약처로부터 제조업무 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재발을 막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창고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연이은 영업적자로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했던 관계사 에코볼트와 합이 맞아떨어졌다.


1980년 설립된 화일약품은 의약품 원료의 제조, 판매사업을 영위한다. 진해거담제 원료 EDST를 비롯해 진경제 원료 TRPR, 위기능조절제 원료 LVSP, 진통소염제 원료 ACCL 등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다.

완제의약품 사업분야에서는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대표적이다. 진균류 세팔로스포륨의 배양액에서 얻은 항생물질로 페니실린계와 함께 베타락탐계 항생제다. 이 외에도 기능성 건강식품원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일약품 관계자는 "재고를 외부 창고에 보관해 행정처분을 받은 내역이 있다"며 "기존 공장 외 창고를 취득해 재고를 내부적으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장을 양수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