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임원을 계열사 CEO로 임명하는 인사 패턴을 이어갔다. CFO를 맡았던 남궁원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장은 하나생명 신임 대표로 내정되면서 계열사 CEO 인사에서 승진자가 됐다. 지난해에는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이후승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가 재무라인 출신 CEO로 등극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남궁원 그룹장을 하나생명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에서 신임 대표로 추천된 인물은 남궁 내정자를 포함해 세명이다.
남궁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부산진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자금부 대리, 금융공학팀 전문역, 증권운용팀 선임전문역을 거치며 자금 운용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관리자로 승진하면서 증권운용실장과 전략기획부 팀장을 역임했다.
외환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한 뒤에도 자금 파트에서 승승장구했다. 자금시장본부장, 자금시장사업단장 상무, 자금시장그룹장 전무, 자금시장그룹장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임원 커리어 대부분을 자금시장그룹에서 보낸 셈이다.
2022년에는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에 취임하면서 CFO 업무를 맡았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오랜 기간 하나은행 CFO를 도맡다가 2022년 하나생명 대표로 이동하자 남궁 내정자가 배턴을 이어받은 것이다. 남궁 내정자는 이 행장과 서울대학교, 외환은행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남궁 내정자는 올해 자금시장그룹장으로 복귀했다가 하나생명 신임 대표로 내정되면서 이 행장과 비슷한 커리어 패스를 밞게 됐다. 이 행장은 재무라인을 거쳐 하나생명 대표가 됐고 1년 만에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하나금융은 CFO로 근무한 임원들을 계열사 CEO로 임명하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남궁 내정자와 이 행장 뿐만 아니라 이후승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도 지주·은행 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퇴직 임원 중에서는 곽철승 전 하나에프앤아이 대표가 CFO 출신이다. 그는 2015년 지주 CFO로 취임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기여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하나에프앤아이 대표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주재중 전 하나생명 대표도 지주에서 CFO를 지냈다. 2013년 지주 CFO로 취임해 근무한 그는 하나생명 CFO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하나생명에서 대표로 영전했다. 내년 남궁 내정자가 취임하면 하나생명은 2013년 하나HSBC생명에서 하나생명으로 재출범한 이래로 주 전 대표, 이 행장에 이어 세 번째 재무 전문가 CEO를 맞이한다.
재무라인 임원들이 약진하면서 현직 CF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 지주와 은행 CFO는 박종무 상무와 김영일 부행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