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1조3600억원의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경쟁력을 강화해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함이다. 대규로 자금이 필요하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신용등급이 강등된데다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유상증자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약 1조원을 OLED 패널에 배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가운데 내년에도 7279억원을 연구개발(R&D)비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부터 중소형 OLED 패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차량용 OLED 패널 설비개조를 추진한다.
◇할인율 20% 적용, 예정발행가 9550원…LG전자 얼마나 지원할까 LG디스플레이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1조36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억4218만4300주로 증자비율은 39.74%다. 증자전 발행주식 총수가 3억5781만5700주인 점을 감안하면 증자후 총 주식수는 5억주가 된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9550원이다. 기준주가 1만2874원에 할인율 20%를 적용했다. 최종발행가는 1·2차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29일이 확정된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3월 26일이다. 청약 접수를 비롯한 증자 업무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이 총괄한다.
신주배정기준일은 1월 26일이다.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0.31주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인 LG전자 대규모 참여가 예상된다. LG전자는 보통주 1억3562만5000주로 지분율 37.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 배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등으로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시설자금에 4159억원,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에 각각 5483억원, 3936억원을 배정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은 모두 OLED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하는 자금으로 총 9642억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성현 전무는 "OLED에 더욱 집중하는 동시에 고객 기반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의 흐름을 이어가고 사업 안정성을 높여가고자 한다"며 "전사 차원의 원가혁신, 운영 효율화 등으로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고 성과 확보를 가속화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투자금 7279억원, 중소형 OLED 패널 경쟁력 강화에 집중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의 30%를 중소형 OLED 패널 시설 투자에 투입한다. 수주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형 시장에서는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형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글로벌 OLED 시장은 TV와 스마트폰을 비롯해 IT, 차량 등에도 채용 비중이 늘어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세계 OLED 시장은 올해(406억달러) 대비 8%증가한 438억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형 중심의 응용처 다변화가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하반기 증설된 모바일용 OLED 패널 생산라인에 클린룸 등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이로써 모바일용 제품 출하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Tandem) 기술을 적용한 IT용 OLED 패널 생산라인이 내년부터 양산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 차량용 OLED 패널 생산라인 확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자금을 배정했다. 노광장비와 검사기 등 신규 생산장비도 함께 도입한다. 이번 시설투자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고객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탠덤 OLED와 하이엔드 LCD를 아우르는 제품·기술 경쟁력 우위를 공고히해 수주 증가와 함게 매출도 키워나겠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사업영역에서 OLED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절반에서 내년에는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OLED의 전영역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 5조2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 올해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예상 투자금액은 7279억원이다.
중소형 OLED 패널은 상반기에 투자가 집중돼 있다. 소형은 상반기 생산능력 확대에 1533억원, 중형은 신규투자를 위해 2049억원을 집행한다. 이들 모두 클린룸 등 시설을 구축하고 검사장비를 도입한다. 차량용 OLED 패널은 하반기에 770억원을 투입한다. 이외에 노후설비를 개선하고 신규모델 대응하기 위한 설비개조 등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