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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PE 애뉴얼 리포트

‘첫 조단위 펀드’ 스카이레이크, 투자·회수까지 ‘성공적’

넥스플렉스·솔루스바이오텍·헬리녹스 엑시트, 에코프로 계열사 2400억 베팅

김지효 기자  2023-12-14 15:20:13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이하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그 여느 때보다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펀딩, 투자, 회수(엑시트)에서 두루 성과를 거뒀다. 특히 첫 조단위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하면서 국내 1세대 토종 PE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엑시트 성과 또한 두드러졌다. 넥스플렉스와 솔루스바이오텍, 헬리오스 등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가장 ‘핫’한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에 잇따라 자금을 넣으며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여줬다.

◇12호 블라인드펀드 ‘1.2조’ 클로징, 첫 조단위 펀드 결성 성공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상반기 12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펀드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첫 조단위 펀드다. 앞선 11호 블라인드펀드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펀드 결성 타이밍도 좋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진행된 출자사업들의 경쟁은 유독 치열했다. 하지만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하반기 출자사업에서 잇따라 승기를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국민연금 수시출자사업에서 우수운용사로 선정돼 2000억원의 투자금 확보를 시작으로 펀드 조성에 나섰다. 2013년 결성된 8호 펀드 수익률이 12%를 넘기면서 국민연금은 당시 투자한 800억원의 2.5배인 2000억원을 회수했다.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산재보험기금과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노란우산공제 등이 주관한 콘테스트에서 최종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이번 펀드는 첫 세대교체 펀드인 직전 11호 블라인드펀드와 동일한 GP 출자 지분 구조로 짜여졌다. 창업주 진대제 회장을 포함해 총 4명이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진 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나머지 50%는 민현기 사장, 김영민 부사장, 이상일 부사장이 나눠 갖는다.

◇10호 블라인드펀드 회수 ‘착착’, ’핫’한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투자

스카이레이크의 존재감은 펀드레이징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에 잇따라 성공하며 활발한 엑시트 성과를 보여줬다. 엑시트 물꼬를 튼 건 넥스플렉스였다. 스카이레이크는 올 초 MBK파트너스에 5300억원에 매각했다. 앞선 거래에서는 6000억원대 몸값을 고수했지만 두 차례 거래가 무산되면서 눈높이를 낮춰 매각을 성사시켰다. 눈높이를 다소 낮췄지만 넥스플렉스 매각을 통해 스카이레이크는 약 5년 만에 원금대비 수익률(MOIC) 6배 이상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연달아 솔루스바이오텍 매각도 이뤄냈다. 스카이레이크는 솔루스첨단소재의 자회사인 솔루스바이오텍을 영국의 특수화학 소재 기업 ‘크로다’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약 3500억원이다. 솔루스바이오텍 또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1년 10월 솔루스첨단소재의 바이오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솔루스바이오텍을 만들었다. 이후 롯데그룹이 유력한 투자자로 거론되면서 매각에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롯데그룹이 발을 빼면서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 공이 넘어갔다. 이후 솔베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딜을 속도감있게 완결하지 못하면서 우협 지위를 상실했지만 끝내 매각에 성공했다.

헬리녹스 투자금도 회수했다. 2021년 IMM인베스트먼트에 지분을 일부 넘긴 데 이어 올해 헬리녹스 투자에 나선 아주IB투자에 남은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스카이레이크는 2019년 헬리녹스 초기 투자자로 기업가치 900억원에 300억원을 베팅했다. IMM인베가 2021년 2000억 밸류로 투자했고, 올해 진행된 투자에서도 헬리녹스 기업가치가 21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카이레이크는 헬리녹스를 통해 두 배가 넘는 투자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 성과도 빠지지 않는다. 새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올해 투자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2차전지 기업인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에 잇따라 투자했다. 에코프로비엠에는 2000억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약 400억원을 각각 베팅했다. 에코프로그룹이 유치한 총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참여한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스카이레이크는 가장 많은 2400억원 가량을 맡으며 향후 2차전지 섹터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아픈 손가락 ‘그린랩스’에도 추가로 자금을 넣으며 회생의 발판도 마련했다. 스카이레이크와 BRV캐피탈매니지먼트는 자금난에 빠진 그린랩스에 총 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스카이레이크는 최대주주에 오른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함께 경영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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