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유업 침체 속에 유동성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 효과로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적정 재고 회복과 투자 축소가 맞물리며 곳간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35억원, 171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4%,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누적 매출, 영업이익은 1조 3412억원, 5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8%, 24% 늘었다. 순이익은 89억원에서 379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수익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실제 현금의 유출입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억원에서 1100억원 이상 현금흐름이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와 함께 재고자산 축소가 맞물리며 현금흐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활동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운전자본 일종인 재고자산이 줄어들면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나타낸다. 재고자산 감소로 올해 3분기 누적 38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작년 동기에는 재고 확대로 675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것과 극명하게 엇갈린다. 실제 9월 말 재고는 1966억원으로 작년 말(2350억원)보다 384억원가량 감소했다.
치즈 등 상품과 원유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유지와 멸균팩 등 부재료 재고도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재고를 축소 운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공급망 불안정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재고 수준을 높여 운영했다"며 "관련 리스크가 상당부분 해소되며 안정됐다고 판단해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경우 3분기 누적 116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동기에는 마이너스(-) 207억원이었다. 적극적인 투자보다 회수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증가 항목은 -2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에는 -892억원에 달했다. 주식·채권 등의 금융투자상품을 의미하는 공정가치 측정금융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신규 매입을 한다는 뜻이다. 매입 자금을 사용해야 하므로 현금 유출을 의미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보수적 기조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상승 시기에는 위험자산 선호가 감소하는 경향"이라며 "팬데믹 이후 유동성 회수에 따른 투자금 축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올 3분기 누적 799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212억원보다 유출 폭을 키웠다. 차입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사채를 상환하는데 700억원을 지급한 영향이다. 차입 규모도 올해 9월 말 2110억원으로 작년 9월 말과 비교하면 675억원 감소했다.
1000억원 이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증가하고 투자를 축소하면서 곳간에 쌓인 현금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매일유업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26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75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