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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재고·판관비 증가' 영업현금흐름 둔화

원부재료 가격 상승 대비 재고확보, ‘매출 방어’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

김규희 기자  2023-06-01 14:55:1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매일유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기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매출볼륨을 키웠지만 유입된 현금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부재료 가격 상승과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일유업의 올 1분기 연결기준 현금흐름은 10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128억원의 현금흐름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17.2%(22억원) 줄어든 셈이다.

현금흐름이 둔화된 가장 큰 원인은 영업이익 감소다. 매일유업은 올 1분기 전년 동기대비 11.79% 증가한 449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126억원으로 25.88%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188원에서 113억원으로 줄었다.


1년 만에 수익성이 저하된 건 운전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매일유업의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은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21억원 대비 20.66% 증가했다.

특히 재고자산의 증가가 눈에 띈다. 올 1분기 재고자산으로 인한 현금유출액만 102억원에 달했다. 작년 1분기 74억원과 비교하면 37.84% 증가했다. 실제 올해 3월 말 기준 매일유업의 재고자산은 2455억원으로 작년 말 2350억원보다 105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원재료와 부재료 장부가가 각각 34.89%(95억원), 9.87%(43억원) 증가했다. 원재료는 원유, 부재료는 식물성유지, 멸균팩 등이다. 매입이 완료됐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원재료를 뜻하는 미착품은 9.0%(57억원)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급격한 통화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원·부재료 가격이 상승하자 재고자산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판관비 증가도 현금흐름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매일유업은 작년 1분기 판매비와관리비 명목으로 981억원을 지출했지만 올 1분기에는 1078억원을 썼다. 1년 만에 9.82%(96억원) 증가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기가 위축되자 판매 촉진 차원에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판관비 증가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인식됐고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투자 및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흐름 역시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1분기 5억원이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무형자산 취득 영향으로 올 1분기 마이너스(-) 53억원으로 전환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자기주식 취득으로 인해 3억원에서 -30억원으로 전환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재고자산을 많이 늘린 영향이 있다”며 “매출 방어를 위해 1분기 판관비 지출이 증가한 것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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