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다른 모든 저비용항공사(LCC)가 그렇듯 티웨이항공에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은 혹독했다. 방역정책으로 인해 국내외 노선이 틀어막히며 매출이 급감했다. 돈줄이 말라붙자 티웨이항공은 다급히 조달에 나섰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해 약 2700억원을 수혈했다.
은행에서도 돈을 빌렸다. 2019년까지만 해도 티웨이항공은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없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KDB산업은행(250억원), 수출입은행(100억원), 신한은행(100억원), KB국민은행(46억원)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496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받았다.
당시 대출 만기는 모두 2021년 내로 정해져 있었으나 갚을 여력이 되지 못했다. 2021년 말 티웨이항공 현금 보유량은 165억원으로 차입금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티웨이항공은 대출 만기를 연장하며 버텼다.
다행히 2022년부터는 사정이 좋아졌다. 각국 방역정책이 순차적으로 완화하면서 항공노선이 다시 뚫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021년 351억원에서 2022년 166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금 보유량은 842억원으로 확대돼 숨통이 트였다.
티웨이항공은 들어온 현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단기차입금 규모를 354억원으로 낮췄다. 432억원을 상환하고 319억원을 다시 빌리는 과정에서 신한은행 대출을 떨어내고 KB국민은행 대출을 줄였다.
올들어서는 이런 차입금 축소 기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2022년과 달리 차입 없이 상환하기만 했다. 티웨이항공은 1~3분기 연결기준으로 단기차입금 상환에 255억원을 썼다. 남은 단기차입금은 수출입은행이 빌려준 수입자금대출 100억원이다. 수출입은행 대출 만기는 올해 말로 현재 티웨이항공의 자금 여력을 보면 문제없이 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여객 회복 추세에 힘입어 올해 1~3분기 매출 9898억원을 거뒀다. 2022년 동기(3118억원)의 3배를 웃도는 성장폭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영업손익 및 순손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했다.
자연히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티웨이항공이 1~3분기 창출한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229억원으로 2022년 전체 영업활동 현금흐름(1660억원)의 2배에 달한다. 1~3분기 투자활동 현금흐름(-1183억원)과 재무활동 현금흐름(-1196억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보유 현금은 2022년 말 84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70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좋아진 자금 사정은 티웨이항공 부채비율에도 반영됐다. 티웨이항공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1453%, 2022년 1655% 등으로 상승하다 올해 3분기 말 818%로 하락했다.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지속 확충하는 한편 회복된 순이익으로 결손금을 줄인 덕이다. 2022년 말 3846억원을 기록한 결손금은 올해 3분기 말 3192억원으로 감소했다. 2019년 결손금이 발생한 뒤로 감소 추세가 나타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티웨이항공이 대형기 도입 등 적극적인 항공기재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부채비율을 낮췄다는 것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는 2022년 A330-300 대형기를 3대 도입했고 올해는 9월까지 기존 주력 기종 B737-800 1대, 고효율 항공기 B737-8 1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리스부채는 증가했다. 2021년 말 267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3840억원으로 불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은 리스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올해 흑자 기조를 공고히 했다. 대형기를 몽골, 방콕, 싱가포르, 일본 등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하는 한편 다양한 노선을 신규 취항해 수송객을 늘리는 효과를 봤다.
티웨이항공은 내년에도 대형기를 포함한 기재 7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기재 도입 및 노선 확장을 통해 2025년 매출 2조원, 2027년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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