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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임 CFO '대기만성형' 이승조 전무

임원 오른 지 6년 만에 CFO, 이어 사내이사 선임 전망...'풍부한 재무조직 경험' 장점

양도웅 기자  2023-11-21 07:14:24
이승조 현대자동차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1969년 11월생인 그는 2017년 12월 임원 인사에서 이사대우에 올랐을 때 나이가 48세였다. 현대차가 2019년 3월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 직급을 상무로 통합하면서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기준으로 가장 낮은 임원 직급이 이사대우였다.

이사대우 시절 그보다 연하인 이사와 상무 등은 적지 않았다. 1969년생으로 동갑 임원 중에 그보다 높은 직급에 있는 이들도 있었다. 현재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인 이상엽 부사장과 HMGC(현대차그룹차이나)법인장인 이혁준 전무 등은 이승조 전무가 이사대우일 때 이미 상무 직급에 있던 이들이다.

하지만 이승조 전무는 올해 이사대우 승진 6년 만에 전무 승진과 함께 CFO에 선임되면서 대기만성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임원 직급 기준으로 바꿔 보면 불과 6년 만에 '이사대우→이사→상무→전무'로 승진한 것이다. 2년마다 한 계단씩 오른 것으로 재계 전체로 봐도 빠른 속도다.

전임자인 서강현 사장은 이사대우에서 CFO 선임까지 약 8년이 걸렸다. 기아의 주우정 부사장은 임원 진급에서부터 CFO 선임까지 약 11년이 필요했다. 이 길을 이 전무는 단 6년 만에 지나온 셈이다.

그간 이 전무는 현대차 재무관리실장과 감사2팀장, 재경사업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빠른 승진 속도를 고려하면 그는 정의선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조직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전문가를 CFO로 선호하는 현대차 인사 기조와도 맞닿는다.


최근 현대차는 이 전무에 여러 자리를 추가로 맡기며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 지난 9월 현대차는 약 2년 전 기아와 함께 총 150억원을 출자한 금호익스프레스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이 전무를 선임했다. 그는 금호익스프레스 이사회에서 유일한 현대차그룹 인사다. 현재 현대차·기아와 금호익스프레스의 협력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어 다음 달인 10월에는 이 전무를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세 딸인 성이, 명이, 윤이 씨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비상장사이고 자산과 매출이 현대차나 기아 등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 계열사로 꼽힌다.

이는 이사회 구성에서 드러난다. 해배치호텔 이사회는 현대차 CFO인 이 전무를 포함해 주우정 기아 부사장과 김사원 현대위아 전무 등 다른 계열사 CFO들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지분승계를 포함해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관련 전문가인 CFO들이 포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무는 전임자인 서강현 사장이 맡고 있던 사내이사 자리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20년 정몽구 명예회장 퇴진 이후 공석이 된 사내이사 한자리를 CFO에게 할당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의선 회장, 장재훈 사장(CEO), 호세 무뇨스 사장(글로벌 COO), 이동석 부사장(CSO) 등이다. 이 전무는 이사회에서 재무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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