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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 Match Up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TSR 승자는

②하락세 옥석 가리기 본격화, 실적·주주환원 '관건'

김위수 기자  2023-11-20 07:50:28

편집자주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할까. 장부는 명확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가변적이며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기업가치 평가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 따라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면 시장가치를 따르는 게 손쉽다. 그런데 시장은 종종 동일한 업종의 기업가치에 아주 다른 점수를 내린다. 라이벌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어떻게, 왜 움직였는지 THE CFO가 비교해봤다.
끝모를 것처럼 오르던 이차전지주의 주가 상승세는 끝났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월 25일 각각 시가총액 46조원, 45조원으로 최고기록을 경신한 뒤 줄곧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제기된 상태다. 주가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하락을 방어하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 주주가치 측면에서 양극재 업체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높은 수익률 보인 에코프로비엠, 안정적으로 성장한 포스코퓨처엠

기업의 주주가치 증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이 있다. 주가 변동폭과 더불어 배당금이 산식에 포함돼 주주들이 일정기간 투자했을 때 수익을 냈는지의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1년 단위로 끊어 한 해 기업의 주주가치 성과를 살펴본다.

2019년 이후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최대 13배, 34배까지 상승했다. 꾸준히 주가가 올랐던 만큼 TSR 지표도 좋았다. 2019년에는 두 기업 모두 마이너스(-) TSR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2020년부터는 높은 TSR을 보여왔다.

(출처: THE CFO)

포스코퓨처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25.1%에 달하는 TSR을 기록한 뒤 2021년에는 22.3%, 2022년에는 25.6%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3년간의 TSR 평균치로 따지면 포스코퓨처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포스코퓨처엠의 3년 평균 TSR 역시 57.7%로 수익률이 좋은 편이었지만, 에코프로비엠의 3년 평균 TSR은 122.6%에 달했다.

단 에코프로비엠은 매년 플러스 TSR을 보이지는 않았다. 2020년에는 221.8%, 2021년에는 168%를 기록한 뒤 지난해 TSR은 마이너스 22%로 음전환했다. 전반적인 상승률 자체는 에코프로비엠이 높았지만 안정적인 투자처 역할을 한 곳은 포스코퓨처엠이었다.


◇확실한 플러스 TSR, 주가 방어가 관건

최근들어 하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이미 크게 치솟은 상태다. 올해 두 회사 모두 플러스 TSR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포스코퓨처엠의 시가총액은 올해만 7조9012억원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4조5822억원이나 확대됐다. TSR 산식에는 배당금이 포함되는데 양사의 지난해 배당금은 각각 232억원(포스코퓨처엠), 439억원(에코프로비엠)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이 조단위로 오른 상황인만큼 올해 TSR에서 배당금의 영향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TSR은 어느 기업이 더 주가하락을 잘 방어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아무래도 올초 시가총액이 더 적은 상태로 시작한 에코프로비엠이 더 유리하다. 현재 기준 TSR을 살펴보면 포스코퓨처엠이 53%, 에코프로비엠이 160%로 계산된다.

결국 남은 올해의 실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4분기 실적 전망은 에코프로비엠이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4033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19% 오른 수치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4분기 1조8094억원의 매출과 7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53.4%나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전망 역시 포스코퓨처엠 3.1%, 에코프로비엠이 3.9%로 에코프로비엠이 소폭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주주정책을 살펴보면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강점이 각기 다르다. 포스코퓨처엠은 높은 배당성향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결 당기순이익의 19.6%를 배당에 집행했는데 목표는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연결 배당성향이 16%였고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계획이다.

자사주 정책에 있어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앞서나간다. 포스코퓨처엠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는 했으나 이는 우리사주조합 출연과 임직원 보상을 위해서였다.

에코프로비엠도 주로 임직원 보상을 명목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단 지난해 6월 4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에 앞서 보통주 1주당 3주를 배당하는 형태의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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