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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LG엔솔, 버는 돈 대비 투자 부담 작년보다 '증가'

CAPEX/EBITDA 배율 1.95배→2.32배…3분기 누적 투자액만 7조↑

박기수 기자  2023-11-17 14:42:35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금창출력 대비 투자 부담이 작년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작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으나 투자 금액도 늘어나면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 대비 투자 부담은 작년보다 커졌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EBITDA로 3조47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적 EBITDA는 2조3046억원이었다. 3분기까지의 성적을 비교하면 올해는 작년 대비 EBITDA가 약 32%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생산세액공제 제도로 받는 세액공제 예상 금액이 4268억원이다. EBITDA에 이 수치를 합하면 3조4743억원까지 늘어난다. 작년 3분기 누적 EBITDA와 비교하면 약 51% 증가한 수치다.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은 작년 대비 늘어났지만 투자 규모도 작년 대비 크게 커졌다. 수주량을 소화하고 지속적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작년 대비 CAPEX 지출이 더 많아졌다.

실제 작년 3분기 연결 누적 LG에너지솔루션의 CAPEX는 4조4855억원이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CAPEX로 7조81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 기간 대비 57.9% 늘어난 수치다.


현금창출력 대비 투자 부담은 어떻게 변했을까. 작년 대비 올해 벌어들인 현금은 더 많았지만 투자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투자 부담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IRA 세액공제로 받는 현금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연결 누적 CAPEX/EBITDA 배율은 2.32배다. EBITDA 대비 CAPEX가 2.3배 더 많았다는 의미다. 작년 동 기간 이 수치는 1.95배에 그쳤던 바 있다.

IRA 세액공제 금액을 합산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세액공제 예상 수령액 4268억원을 EBITDA에 합하고 CAPEX/EBITDA 배율을 계산하면 2.04배가 나온다. 여전히 2배가 넘는 수치다.

해외 사업장을 제외한 본사 사업의 경우 현금흐름이 여전히 경색돼있다. 별도 기준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누적 EBITDA는 185억원에 그친다. 영업손실로 2991억원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크다.

그럼에도 별도 3분기 누적 CAPEX는 1조1889억원을 기록했다. CAPEX/EBITDA는 64.4배다. 별도 누적 EBITDA 적자를 냈던 작년보다는 상황이 일부 나아졌지만 여전히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원활하게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작년 초 기업공개(IPO)로 10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충한 LG에너지솔루션도 서서히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3%로 여전히 건전한 편에 속하지만 현금 대비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시그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4조8747억원으로 올 초 6조원 대비 1조원 이상 소진됐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 조달에 나섰지만 투자 규모가 워낙 커 현금이 오히려 소진된 모습이다. 4분기에도 CAPEX 투자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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