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에 꼽히는 저평가주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 수준에 그친다. 이에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주가 부양을 위한 다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IR 보폭을 넓히고, 주주환원책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에 The CFO는 각 금융지주사의 주가 부양 정책의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4대 금융지주사 중 '배당 맛집'은 하나금융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이 매해 리딩뱅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제친 것이다. 다만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세는 향후 배당성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 일회성 요인으로 일시 증가…알짜는 '하나'
지난해 하나금융의 연결 기준 현금 배당성향은 2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금총액은 9767억3800만원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5523억9100만원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로,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드린 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만큼 나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6%, 23.42%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두 지주사의 현금배당금총액은 각각 1조1494억2100만원, 1조928억130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26.19%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현금배당금총액은 8227억600만원이다.
물론 올 상반기만 놓고 보면 결과는 다소 뒤바뀐다.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배당성향은 20%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3.1%, 하나금융은 17%, 우리금융은 8.5%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크다. 신한금융 IR팀 관계자는 "분기별로 균등하게 525원씩 배당한다고 올 초 발표를 하면서 분자가 고정된 상태에서, 올 2분기 라이프 퇴직 비용으로 손익이 줄면서 배당성향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하나금융이 올해도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ET1 12.8%로 목표치 미달…유상증자는 고려안해
하나금융은 배당성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CET1을 13%에서 13.5%로 맞춰 관리하고, 해당 구간에서는 전년 대비 증가한 자본비율의 50%에 해당하는 자본을 주주환원한다는 계획이다. CET1이 13.5%를 초과할 경우 초과자본을 주주환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재원을 각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입에 의존하는데, 각 자회사는 그해 순이익에서 적정 자기자본 유지를 위해 필요한 내부유보를 차감한 후의 잉여자본금에 대해 지주사에 배당한다. 지주사들은 각 자회사의 현재 및 향후의 자산 성장 등을 감안한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한 후 잉여자금을 기초로 배당수준을 결정하고 있다.
다만 올 2분기 하나금융의 CET1은 12.81%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3.16%에서 0.3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목표치로 제시한 13%를 달성하지 못한 수치이다. 기업대출 자산 증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고 환율 상승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향후 하나금융이 주주환원책을 펼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재무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RWA가 올해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해,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CET1 증진 계획을 세웠다"며 "올해 연말에 13%를 넘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유상증자로 CET1을 올리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이는 논외로 보고 있다"며 "배당성향도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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