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각양각색 네이버 역대 CFO들펼쳐보기 접기
2013년 NHN과 분리된 후 독자적인 길을 가던 네이버는 3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배출했다. 1대는 현재 일본 관계사 라인(LINE) CFO로 활약 중인 황인준 부사장, 2대는 지금 네이버파이낸셜 CEO로 역임 중인 박상진 대표, 3대는 현 네이버 CFO인 김남선 전무다.
네이버는 CFO에 따라 조달·재무전략이 천차만별로 바뀌었다. 그때마다 조달 파트너도 변했다. 2013년 NHN과 분리된 후 3명의 CFO가 이 회사의 재무라인을 주도했는데 네이버의 첫 CFO이자 지금은 라인(LINE) CFO로 활약 중인 황인준 부사장 때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사모펀드(PEF) 등을 모두 섭렵했다.
그의 후임이었던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 CFO 시절 회사채 등을 모두 상환하고 시장성 조달보다 은행권을 선호했다. 그 와중에 자본시장 파트너도 대우증권에서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으로 변했다. 현재 김남선 CFO의 경우 국내는 물론 외국계 금융사들과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당 콘텐트는 2013년 NHN과 분리 이후 네이버의 역대 CFO들과 이들에 따라 달라졌던 네이버의 재무와 자금조달 전략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1.2. 분할, 그리고 새 출발펼쳐보기 접기
NHN은 내부 경영진 알력과 사업방향 이견차로 인해 결국 2013년 2월 분할을 결정한다. 과거 한게임의 영역이던 부분이 NHN엔터테인먼트로, 검색사업 기반은 네이버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2013년 6월 분할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네이버 61.5%, NHN엔터테인먼트 38.5%로 나뉘어졌다.
네이버컴은 2013년 8월에 분할 법인을 설립한 '네이버'란 사명으로 2013년 8월 말 재상장하면서 새 출발했다. 그간 한게임의 매출원에 기댔던 네이버의 검색사업은 이제 궤도에 올랐고 이해진은 전문경영인(CEO)을 내세우고 은둔의 경영자로 포지션을 바꾸는 시점이었다.
3.2. 수성의 CFO펼쳐보기 접기
박상진 대표가 CFO 성향은 '수성형'으로 비유된다. 공격적인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큰 인수합병(M&A) 없이 보수적 재무전략을 유지하며 유망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 데이터센터 시설투자 등에 주로 돈을 썼다. 네이버의 역대 현금보유량 추이를 보면 박 대표가 CFO로 근무하던 중이던 2017~2018년에 연결기준 4조원을 넘을 만큼 가장 많은 실탄을 쌓았다.
그의 재임기간 중 네이버의 빅딜이라 할 만한 건은 2017년 6월 미래에셋증권과 전략적 제휴 등 목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혈맹을 맺은 것이다. 이때부터 미래에셋이 네이버의 주요 시장 딜에 손을 뻗었다.
그 해 8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해 보유지분 가운데 0.33%(11만주)를 주당 74만3990원(총 818억원)에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블록딜 주관은 미래에셋대우에서 했다. 이 GIO와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 법인세일즈 부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요청했고 매각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4.3. 포시마크 인수 기반 ESG 채권펼쳐보기 접기
KP 발행 성공은 네이버의 외화조달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전만 해도 외화조달의 대표적 수단은 외국계 은행을 통한 대출이었다. 2020년 말 기준 차입금 2조6137억원의 대부분이 JPY(1982억엔), USD(2100만달러), HKD(4억6786만홍콩달러)였다. 이 가운데 엔화는 일본계 미즈호은행이 주선한 신디케이트 대출로 마련됐다.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는 KP를 통한 달러화가 9000억원을 넘었다. 그간 환율이 오르면서 올 6월 말 연결기준 네이버의 총 차입금 4조6984억원 가운데 1조7421억원이 이때 발행한 KP로 조달한 달러화다. 이 자금은 지난해 13억1000만달러(약 1조6700억원)를 들여 인수한 미국 커머스 업체 '포시마크' M&A 때 요긴하게 사용됐다.
5.2. 직접 투자자 모집 나선 김남선 CFO펼쳐보기 접기
김남선 CFO는 직접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 과정을 총괄하면서 공을 들였다. 특히 데뷔전인 만큼 투자자 미팅(IR) 과정부터 만반의 채비를 진행했다. 2023년 9월 중순 일본을 찾아 기관투자자 IR 과정을 거쳤다. 일본은 보수적인 투자자 성향 탓에 시장성 조달을 위해선 인베스터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게다가 신규 발행사인 네이버의 입장에선 투자자 미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투자자 미팅 과정에서 중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만기구조 다변화 전략도 꾀했다. 3.5년부터 5년물, 7년물, 12년물로 세분화한 배경이다. 국내 발행사가 12년물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즈호증권이 대표 주관업무를 맡았다.
5.3. 외화조달 수단 다변화펼쳐보기 접기
달러채권과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네이버의 자금조달 수단 확장을 의미한다. 그간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 차입을 활용했으나 대외신인도를 기반으로 공모채 조달에 도전했다. IR 과정에 공을 들인 덕분에 유수의 보험사 및 금융사들이 프라이싱에 참여했다.
라인 때문에 일본자금 수요가 많았던 네이버의 기존 엔화조달 방식은 채무보증을 서고 일본 현지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태였다. 2023년 9월 초에도 채무보증 형태로 미즈호와 SMBC, 그리고 MUFG로부터 총 921억6000만엔을 차입했다.
은행권 차입의존도가 너무 높은 탓에 다변화가 필요했다. 조달비용 절감과 과한 은행 의존도를 줄여 조달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김남선 CFO는 적극적으로 자금조달 수단 확장 전략을 짰다. 외국계 IB에 재임한 경력이 있던 만큼 시장성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택했다. 엔화채의 시장금리가 낮게 형성된 지금이 적기였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사무라이본드 발행 이후 “이번 엔화채 데뷔 발행을 통해 네이버에 대한 일본 채권시장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네이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 유동성 확보 역량이 강화됐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