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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무라이본드' 김남선 CFO 전략 통했다

200억엔 저금리 조달 성공…은행 차입 대신 한국물 선회 전략 효과 '확실'

윤진현 기자  2023-10-26 15:44:25
네이버가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흥행에 성공했다. 비교적 보수적 투자 성향을 지닌 일본을 조달처로 선택한 만큼 투자자 미팅부터 공을 들였단 후문이다. 그 결과 유수의 보험사 및 금융사들도 프라이싱에 참여했다.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엔화 조달 전략을 선회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그간 집중해 온 은행차입보다 저금리로 조달을 마칠 수 있었다. 김 CFO는 "네이버에 대한 일본 채권시장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억엔 조달…쿠폰금리 1~2%대 발행 '성공'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이날 오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에서 200억엔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만기구조)를 △3.5년물 △5년물 △7년물 △12년물로 나눠 주문을 모집했다.

북빌딩(수요예측) 결과 트랜치별로 3.5년물 140억엔, 5년물 15억엔, 7년물 15억엔, 12년물 30억엔 등 총 200억엔을 확정했다. 주문이 몰리면서 비교적 빠르게 발행을 마무리했다는 후문이다.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하면서 금리 이점을 확실히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금리는 토나미드스왑(Tonar Mid-Swaps)에 3.5년물, 5년물, 7년물, 12년물 각각 70bp, 82bp, 93bp, 120bp를 더한 수준으로 확정했다. 쿠폰금리는 1~2%대다.

네이버가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5억달러 규모의 조달로 한국물 시장에 데뷔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리오픈에 나서 3억달러를 증액했다. 데뷔전에서 주문이 몰리며 추가발행도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이다. 무디스와 S&P는 네이버에 A3,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민간기업이 BBB급 이하 수준이라는 점에서 비교적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모습이다. 글로벌 신용등급이 A급 이상인 민간기업은 삼성전자와 삼성SDS,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정도에 불과하다.


◇IR 과정서 중장기물 수요 파악…트랜치 '다변화'

김남선 네이버 CFO의 차입 방식 선회 전략이 통했단 평이 나온다. 김 CFO가 직접 이번 사무라이본드 발행 과정을 총괄하면서 공을 들였단 후문이다.

특히 데뷔전인 만큼 투자자 미팅 과정부터 만반의 채비를 진행했다. 앞서 9월 중순 일본을 찾아 기관투자자 IR 과정을 거쳤다. 일본은 보수적인 투자자 성향 탓에 시장성 조달을 위해선 인베스터콜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게다가 뉴이슈어인 네이버의 입장에선 투자자 미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투자자 미팅 과정에서 중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면서 트랜치 다변화 전략도 꾀했다. 3.5년부터 5년물, 7년물, 그리고 12년물로 세분화한 배경이다. 국내 발행사가 12년물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그간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주로 은행 차입을 활용했으나 대외신인도를 기반으로 공모채 조달에 도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IR 과정에 공을 들인 결과 유수의 보험사 및 금융사들도 프라이싱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엔화 수요가 충분함에 따라 은행 차입을 주로 진행해왔다. 네이버가 채무보증을 서고 일본 현지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형태였다. 지난 9월 초에도 채무 보증 형태로 미즈호와 SMBC, 그리고 MUFG로부터 총 921억6000만엔을 차입했다.

그 대신 금융권 차입의존도가 다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김남선 CFO가 적극적으로 자금조달 수단 선회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IB에 재임한 경력이 있던 만큼 김남선 CFO는 시장성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택했다. 엔화채의 시장 금리가 낮게 형성된 지금이 적기라고 본 것이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이번 사무라이본드 데뷔 발행을 통해 네이버에 대한 일본 채권시장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네이버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 유동성 확보 역량이 강화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미즈호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출처: 더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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