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처음으로 통합 ESG 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ESG경영 역량이 뛰어난 기업 19개 안에 들었다는 소리다. 자동차부품사만 따지면 현대위아만이 통합 A+등급을 부여받았다.
이번 A+등급 부여에는 환경(E)부문이 기여한 바가 크다. 앞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위아는 통합 A등급에 머물렀다. 이 기간 사회(S)부문은 A+등급을 받은 적이 있었으나 환경과 지배구조(G)부문이 대체로 A등급을 유지해 통합 등급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런데 2023년 평가에서는 환경부문이 사회부문과 함께 A+로 도약하며 등급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환경부문 등급이 3년 만에 A에서 A+등급으로 상향된 배경은 올해 현대위아가 수립한 탄소중립 계획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위아는 6월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구체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했다. 2045년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이 골자다.
탄소를 줄이겠다는 방침 자체는 기존에도 명확했다. 그러나 구체화의 정도가 달라졌다. 2022년 계획을 살펴보면 2021년 탄소 배출량 대비 2030년 60%, 2040년 90% 감축 등의 대략적인 수치만 제공됐다. 반면 2023년 로드맵은 탄소 배출량을 스코프(Scope)별로 구분해 스코프1~3을 각각 어떻게 줄여나갈지를 명확히 했다.
수치 자체도 예년과 달라진 부분이 눈에 띈다. 탄소중립 목표 시기가 2050년에서 2045년으로 앞당겨졌다. 단계별 탄소 감축 비율은 2030년 45%, 2040년 80% 등으로 소폭 조정됐다. 조기 탄소중립을 추구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실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현대위아 국내 사업장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총 3209톤줄(TJ), 온실가스 배출량은 15만5623이산화탄소환산톤(tCO2eq)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12.4%, 14.5% 감소한 것이다. 전사적 에너지 사용량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후시설 교체 등으로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결과로 전해졌다.
현대위아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관한 투자도 늘리는 중이다. 국내 사업장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올해 먼저 6억원을 투자하고 2027년까지 전체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법인의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구매계약(PPA)도 순차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부문과 함께 A+등급을 받은 사회부문의 경우 협력사와의 상생 성과를 토대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협력사들이 현대위아와 함께 ESG경영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이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에 협력사 1550여개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123개를 대상으로 2022년 ESG 평가를 시행해 미흡사항에 대한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올해는 대상 기업을 214개로 늘렸다.
B+등급에서 A등급으로 뛰어오른 지배구조부문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대위아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외이사 중 이규진 명지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현대위아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