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자동차그룹 차량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이사회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관련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현대위아의 해당 지표 평점은 4.7점으로 주주사인 현대차(4.6점)와 기아(3.4점)의 평가개선 프로세스 평점보다 높았다.
지표 전반적으로 평균을 웃도는 높은 평점을 받았지만 경영성과 지표만 유일하게 2점대의 평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주가 등 외형적인 수치는 성장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일부 항목이 1점을 받으며 경영성과가 2점대에 머물렀다.
현대위아는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총 255점 만점에 171점을 받았다. 이번 평가는 지난 5월 공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및 지난해 사업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지표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용을 평가했다.
5점 만점의 평점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나머지 5개 지표가 3점대(구성·참여도·견제기능·정보접근성)와 2점대(경영성과)에 분포된 가운데 홀로 4.7점의 평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이사회 내 활동에 대한 평가 수행 여부와 이를 실제 이사 선임 등에 반영하는지 여부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전체 7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된 해당 지표에서 현대위아는 6개 항목이 5점 만점을 받아 높은 평점을 얻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는가'라는 항목이 유일하게 3점을 받았다.
해당 항목은 자기평가 및 내부 상호평가, 그리고 외부평가까지 모두 수행해야 5점 만점을 받을 수 있다. 현대위아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연간 운영 내역과 이사들의 활동내역 등을 근거로 정량화 가능항목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더불어 사외이사 활동 전반에 대한 정성평가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사외이사의 경우 △충실의무 △회사 기여도 △기업가치 제고 기여 △적극적인 의견 개진 △의사결정 참여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개별 이사진의 평가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지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전반의 역할, 구조, 운영, 위원회 등 각 항목 평가점수(5점 만점) 정도는 공개 중이다. 다만 이러한 평가들이 내부평가에만 포함돼 이사회 활동 평가 수행 항목이 3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 외에 참여도(3.9점), 견제기능(3.4점), 정보접근성(3.3점), 구성(3.1점) 등 4개 지표도 평균 이상인 평점 3점대의 점수를 받아 이사회 평가 전반의 점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 이사회 출석률(100%), 이사회 의안 통지 기간(7일) 등이 우수한 평가(5점 만점)를 받아 참여도 지표가 평가개선 프로세스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얻었다.
6개 지표 중 유일한 2점대인 경영성과(2.5점) 지표는 PBR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항목 일부가 1점을 받아 평점이 낮았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연결 실적으로 매출 8조5903억원,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7%,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확대에 따라 주가도 지난해 연초 5만400원에서 연말 6만5100원으로 30%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성과에도 자산·자본 대비 주가, 이익 창출 등을 평가하는 PBR(0.51배), ROE(1.4%), ROA(0.73%) 등이 KRX300(비금융업 기준) 평균에 미치지 못하며 이들 항목이 1점을 받았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의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ROE는 자본총계 대비, ROA는 자산총계 대비 당기순이익 비중을 말한다. KRX300 PBR 평균은 2.38배이며 ROE와 ROA 평균은 각각 6.82%와 3.76%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