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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상향' 트리거 발동 대한항공, 차입금 조절 나섰다

차입금의존도 이외 신평사 등급상향 기준 지표 기준치 크게 웃돌아

안정문 기자  2023-10-10 07:48:48
대한항공이 만기 도래하는 146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한다.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대부분의 지표에서 등급상향 기준을 여유롭게 만족시키고 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0일 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6일 만기도래한 146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상환했다. 이 회사채는 2021년 10월7일 3.431%의 금리로 발행됐다. 대한항공은 해당 회사채를 상환함으로써 차입금의존도를 0.5~0.6%p 정도 낮추는 효과를 얻게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의 차입금 관리는 신용등급 상향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움직임일 수 있다. 올해 4월 신평3사는 대한항공 등급전망을 일제히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리오프닝 국면 진입으로 주력사업인 국제여객 부문의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점, 아시아나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와 차입금의존도를,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와 순차입금/자기자본을, 나이스신용평가는 총차입금/EBITDA와 차입금의존도를 각각 등급 상향 검토 기준으로 내놨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한항공은 신평사 3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상향 검토 요인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다른 지표와 달리 차입금의존도가 기준치에 근접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의존도를 기준으로 제시한 곳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다. 두 신평사는 40% 이하를 기준으로 내세웠다.

각 신평사가 평가한 상반기 기준 해당 수치는 각각 36.9%, 37.6%다. 차입금 규모가 7000억~9000억원 정도만 늘어나게 되면 수치는 단번에 40%를 넘어가게 된다. 이번 상환을 적용하면 한국기업평가의 수치는 36.3%, 나이스신용평가의 수치는 37.1%로 낮아진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이 꾸준히 차입금을 줄여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내놓은 차입금의존도 추정치에 따르면 2020년 61.7%던 수치는 매년 줄어 2025년에는 33.9%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19년을 기점으로 매년 차입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차입금 하락세가 둔화된 점도 이번 회사채 상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한국기업평가 상 대한항공의 차입금 수치는 2019년 15조8828억원에서 2022년 10조5511억원으로 33.6% 하락했다. 올 상반기 기준 수치는 10조598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상 수치는 2019년 17조237억원에서 2022년 11조1373억원으로 34.6% 하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11조1260억원으로 줄었다.


크레딧업계에서는 등급상향 지표 가운데 하나인 순차입금/EBITDA 수치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2024년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크게 우려할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2022년 순차입금/EBITDA가 갑자기 낮아진 것은 화물쪽에서 초과액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면서 역대 가장 높은 수익성이 나온 것의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튀었다"며 "일회적으로 높았던 현금흐름이 정상화되면서 수치가 높아지지만 여전히 상향검토 기준을 맡돌며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16년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됐다.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후 처음으로 하이일드로 떨어진 것이다. 당시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던 한진해운의 신용등급 리스크로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부각된 결과다. 항공기 투자 등과도 맞물리면서 'BBB+' 강등에도 등급전망에 '부정적'이 달리며 당시 추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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