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는 분할 신설 법인인 '에코그린(가칭)' 조달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자산을 배분한다. 에코그린에 분할비율보다 큰 비중으로 현금성 자산과 금융자산을 넘긴다. 매출·수익성이 부동산사업보다 열위한 에너지사업 사정을 고려했다.

SK디앤디는 신재생에너지·ESS(에너지저장장치)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자산총계 5884억원 규모 에코그린을 신설한다. 분할 전 전사 차원에서 관리하며 사업 부문별로 미배분했던 자산 4333억원을 이번 분할 때 나눈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이다. 존속 법인인 SK디앤디 자산총계는 1조6332억원이다. 존속 법인은 분할 후 부동산 공간을 개발·운용·운영하는 디벨로퍼사업을 지속한다.

분할비율은 존속 법인 77%, 신설 법인 23%로 정했다. 올 상반기 말 분할 대상 부문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삼았다. 분할 전 별도 기준 SK디앤디 자본총계 8405억원을 분할 비율대로 존속 법인에는 6469억원, 신설 법인에는 1936억원 규모로 배정했다.

에코그린이 승계하는 재산이 모두 분할비율에 맞춰 넘어오지는 않는다. 부채를 포함해 분할 대상 부문에 속하는 자산, 권리나 의무를 이전하기 때문이다.


승계 재산 중 가장 덩어리 큰 건 유형자산이다. 에코그린 자산총계 중 34%(2002억원)가 유형자산에 해당한다. 신재생에너지·ESS사업 관련 기계장치, 구축물 등이다. 분할 전 SK디앤디가 보유한 유형자산(2387억원)은 대부분 에너지사업 몫이었다.

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비중도 상당하다. 에코그린 자산총계 중 30%(1752억원)가 현금성 자산과 장단기금융상품이다. 유형자산 다음으로 큰 항목이다. 각각 △현금성 자산 1591억원 △장기금융상품 161억원이다.

분할비율 이상으로 현금과 금융자산을 신설 법인에 배분했다. 분할 전 SK디앤디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장단기금융상품(4768억원) 중 37%를 에코그린이 승계한다. 에코그린이 초기 운영자금과 투자금 등을 감당할 재무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신재생에너지·ESS사업은 SK디앤디 주력 사업인 부동산 개발·운영사업보다 외형도 작고, 수익성도 낮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ESS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1739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 개발·운영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3638억원, 영업이익은 691억원을 기록했다.

에코그린은 분할 후 존속 법인인 SK디앤디에서 신재생에너지·ESS사업 관련 투자 지분을 양수할 자금도 필요하다. SK디앤디는 이번 인적분할 때 신설 법인인 투자 지분을 배분하지 않았다. 법인세법상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분할 이후 신재생에너지·ESS사업 관련 지분을 에코그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분할하는 사업 부문이 주식 등을 승계하는 경우 분할하는 사업 부문의 자산·부채가 포괄적으로 승계된 것으로 보지 않아, 적격분할 요건에 위배되는 것으로 본다. 세무당국으로부터 적격분할 요건 미충족으로 결정되면 분할되는 자산이 공정가액으로 처분된 것으로 간주돼 자산 양도차익에 법인세가 과세된다.


SK디앤디는 분할 전 종속기업·관계·공동기업 투자 지분(3245억원)을 모두 존속 법인에 남긴다. 이 중 신재생에너지·ESS사업 관련 주요 자산은 △청주에코파크 지분 29%(장부가액 80억원) △풍백풍력발전 지분 37%(65억원) △음성에코파크 지분 29%(54억원) △글렌몬트디앤디솔라홀딩스 지분49%(50억원) 등이다.

재고자산도 에코그린이 승계하는 주요 재산이다. 에코그린 자산총계 중 18%(1060억원)를 차지한다. 신재생에너지·ESS사업 관련 상품, 제품, 원재료 등이다. 이밖에 △선급금·선급비용 등 기타 유동자산(430억원) △펀드 등 장기투자자산(197억원) △장단기대여금(144억원) 등도 넘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