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꾸준한 수익'으로 기준을 한정하면 ㈜GS에 더 많은 찬사가 보태질 공산이 크다. 해마다 배당총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해엔 SK㈜나 ㈜LG보다 높은 수익률(5.7%)도 보였다.
그러나 ㈜GS에게 돈이 쏠리는 가장 큰 요인은 여전히 '정제 마진'이고, 'GS칼텍스'다. 브랜드 로열티와 배당수익 등을 받는 역할에 한정된 순수 지주회사의 이미지가 아직 강하다. 국내 대기업 지주사 중 처음으로 CVC 사업에 나선 곳 등의 호칭은 아직 무색하다.
◇일관된 배당…다만 주가는 여전히 '회복 중'
주주를 대하는 ㈜GS의 전략은 단 하나였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배당'만큼은 일관되게 충실하게 추진하자는 것이다.
실제 200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꼬박꼬박 배당을 이어왔다. ㈜GS의 '핵심' 수익원인 GS칼텍스가 유가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낸 2008년과 2014년에도 배당에 나섰다. 심지어는 마이너스(-) 순이익을 낸 지난 2020년에도 배당으로 1800억원을 지불했다.
배당수익률도 높아 대표적 고배당주로 분류됐다. 예컨대 ㈜GS의 지난해 보통주 기준 배당금의 수익률은 5.4%로 나타났다. 이 기간 SK㈜의 경우 2.5%, ㈜LG는 3.7% 수준이다. ㈜GS 주주들은 타 지주사보다 해마다 높은 배당 수익을 받아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장점들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9월 당시 ㈜GS의 주가는 3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GS 시가총액으로 보면 3조원 아래까지도 떨어진 것으로 이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10년 만에 맛본 '급락'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주가가 100%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중순까지 3만원대를 맴돌던 주가는 최근 다시 4만원대를 찍었다. 그러나 한때 7만원대를 훌쩍 넘겼던 201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주가는 여전히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시 접어든 유가 상승세, 주가에 긍정적 전망
이 기간 배당금 및 배당 수익률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꾸준한 고배당주로서의 존재감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있다는 뜻이다.
힌트는 ㈜GS의 수익 구조에 있다는 관측이다. ㈜GS는 대표적인 순수 지주회사다. 자체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 업이 브랜드 로열티와 배당 수익 등을 받는 역할에 그친다. 시장이 ㈜GS 자체의 투자 매력보다는 여전히 계열사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간의 주가 추이를 봐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주가가 3만원대를 횡보할 동안 정제마진이 회복 조짐을 보인 지난 2021년 5월 주가가 반등했다. 이에 반해 국내 지주사 최초로 CVC를 설립했던 2022년 1월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시장에서는 GS칼텍스라는 핵심 수익원이 빛날 때 ㈜GS에 호응을 보여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를 주도하는 러시아 등이 감산에 들어간 터라 유가 상승세 동안 ㈜GS의 흐름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종종 나서고 있는 SK㈜나 ㈜LG 등 국내 다른 지주사들과 확실히 구별된다"라며 "결국 고배당주라는 존재감은 '에너지' 사업이 뜰 때 돋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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