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올해 환경사업 부문 수익성을 개선하는 사업 계획을 짰다. 그동안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을 중심으로 벨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주력했다. 인수금융과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성사한 해외 투자를 실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올 상반기 환경사업 부문에서 연결 기준(이하 동일)으로 198억원 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환경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57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솔루션사업과 에너지사업에서 각각 1526억원, 445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둬 전사 흑자(1773억원) 기조는 유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환경사업 부문 주요 재무 과제로 인수 사업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2020년 환경 관리 플랫폼 기업 '환경시설관리'를 시작으로 국내 폐기물 처리 업체를 인수해 다운스트림(소각·매립 등) 영역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지난해 해외 기업 투자로 폐기물 업스트림(재활용·에너지화) 영역까지 진출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재활용·환경 처리사업을 영위하는 해외 기업을 차례로 인수했다. 주요 투자 기업은 △싱가포르 전자폐기물(E-waste) 재활용 기업 테스(TES)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 △말레이시아 국영 종합 환경 기업 센바이로(Cenviro) 등이다.
테스는 지난해 4월 인수를 끝냈다. SK에코플랜트가 싱가포르에 현지 투자법인(Eco Frontier(Singapore))을 설립해 테스 지분 100%를 1조3429억원에 양수했다. SK에코플랜트는 Eco Frontier에 4244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인수대금은 브릿지론으로 치르고, 추후 Eco Frontier에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했다. SK에코플랜트는 Eco Frontier 지분 78.63%를 보유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테스 인수 후 조 단위 영업권(1조61억원)을 계상했다. 순자산 공정가치 3368억원인 테스 지분을 인수하는데 1조3429억원을 썼기 때문이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개화에 대비해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려면 테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ITAD(IT 자산 처분 서비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등을 영위한다. 북미, 유럽 등 23개국에 46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전자폐기물 사업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로는 북미 지역 폐배터리 수거망 확대를 노렸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미국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 사업장 4곳을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지난해 시리즈 C에 674억원을 투자해 어센드 엘리먼츠 지분 11.11%를 쥐었다. 올해 143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지분율이 13.09%로 늘었다.
센바이로는 SK에코플랜트가 동남아 환경시장을 공략할 앵커(Anchor)로 선정한 곳이다. SK에코플랜트는 센바이로 지분 30%(1377억원)를 인수해 관계기업으로 편입했다. SK에코플랜트가 100%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현지 투자법인(Ecoplant Holding Malaysia)에 인수대금 1486억원을 출자해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카자나)로부터 센바이로 지분을 넘겨받았다.
해외 투자 기업 중에는 센바이로만 이익을 내고 있다. 센바이로는 올 상반기 매출 399억원, 당기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21%다. 테스 모회사인 Eco Frontier는 올 상반기까지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3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2035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지난해 상반기부터 적자를 지속했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올 상반기 매출 93억원, 당기순손실 332억원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외 투자 기업에 담당 임원을 배치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와 조성옥 SK에코플랜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테스 이사를 겸직한다. 최은영 SK에코플랜트 글로벌환경투자 담당 임원은 어센드 엘리먼츠 이사회 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