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대웅이 종속기업 대웅제약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벌써 과반 이상의 지분을 매입했지만 더 매입할 의지를 보인다.
뒷배가 되는 게 바로 체력, 재무건전성이다. 600억원을 웃도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차입도 거의 없는 사실상 '무차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 외 주요계열사들의 배당수익이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장내매수·블록딜·신탁 활용 자사주 매집, 주주가치 제고 배경 대웅그룹의 지주사인 ㈜대웅은 올들어 대웅제약의 자사주 매입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장내매수로 총 5만7970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대략 61억원 규모다. 작년 말 49.94%였던 지분율은 9월 현재기준으로 51.98%다. 장내매수를 통해 총 1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했으니 추가 지분매입이 예상된다.
㈜대웅은 지난 3월 대웅제약의 자사주 42만7350주를 주당 11만7000원에 매입했다. 총 500억원 규모다. 종속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는 동시에 현금유동성 지원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와 별도로 KB증권의 신탁을 활용해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대웅이 대웅제약 지분 매입에만 올해 총 700억원을 쓰게 되는 셈이다. 총 지분율은 54%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나보타에 대한 자신감 원천, 배당 활용 캐시카우로 '재무건전성' 유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란 게 ㈜대웅의 공식입장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대웅제약에 대한 자신감이 원천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올초 대웅그룹의 신성장이자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보튤리늄 톡신 '나보타' 사업에 대한 구심점을 ㈜대웅에서 대웅제약으로 일원화 시키면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메디톡스와의 전면전에서 수세에 몰린 것으로 비춰지는 부담을 정면돌파하며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이에 대한 뒷배는 역시 ㈜대웅의 재무적 건전성에 있다. 자체사업은 따로 없지만 수많은 계열사들을 거느리면서 연간 1000억원 안팎의 매출,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다. 대웅제약을 비롯한 비상장사들의 두둑한 배당금이 곳간을 채운다.
특히 대웅바이오의 경우 올해 500억원의 배당을 하면서 대웅제약 지분취득의 재원을 지원해줬다. 이밖에 대웅개발, 산웅개발 등 부동산 임대 및 용역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로부터도 꾸준히 배당금을 취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대웅의 현금성 자산은 668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은 단 16억원에 불과한 사실상 무차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부채비율도 4%에 불과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의 자사주 매입이 꽤 꾸준하다"며 "올 초 500억원에 이어 추가로 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