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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원가절감 묘수, 직판 다음 '자체 완제 생산'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력 확보 절실…위탁 생산 최소화 위해 공장 증설

정새임 기자  2023-09-06 07:06:50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원가절감에 한창이다. 가격 경쟁력이 곧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지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필연적인 수순이다.

그간 원가절감의 일환으로 직판 구축에 공을 들였다면 이젠 완제품 직접 생산이다. 위탁업체에 맡겼던 완제 생산을 자체적으로 처리해 약 30%의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시밀러 경쟁 심화에 할인율 70%까지 뚝…원가절감 고심

셀트리온이 인천 송도에 새로운 완제의약품(DP) 공장 증설에 나선다. 제1공장 옆에 지어지는 신규 DP공장은 연간 약 800만개의 액상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최신 공정을 적용해 기존 DP공장보다 파트별 생산 인원을 20% 줄여도 생산량을 1.8배 향상시킬 수 있다.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약 12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연간 1만리터(L)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과 9만리터 규모의 2공장을 갖고 있다. 여기에 6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3공장도 건립 중이다. 다만 이들 공장은 완제의약품의 재료가 되는 원액(DS) 생산을 주로 담당한다. 여기서 생산된 원료를 완제의약품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대부분 위탁으로 한다. 완제의약품 생산능력을 내재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간 셀트리온은 심화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램시마의 경우 발매 초기 유럽과 미국에서 오리지널 대비 45%, 15% 할인된 가격으로 출시했으나 이 할인율은 30%, 70%까지 높아졌다. 경쟁이 심화할 수록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바이오시밀러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첫번째 대안이 직접 판매다. 과거 셀트리온은 화이자, 테바 등 유통망이 탄탄한 현지 제약사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했다. 점차 판매 경험이 쌓이며 셀트리온은 자체 유통망 확보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아시아와 중남미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으로 직접 판매 영역을 확대했다.

직접 판매를 선언한 2018년 11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해외 업체에 위탁판매를 맡기면 30~40%의 수수료를 줘야 한다며 "직접 판매를 하면 그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 회장이 직접 현지를 돌아다니며 판매 현장을 진두지휘할 정도로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판매망 구축에 큰 의지를 보였다. 이 노력으로 2016년 1% 수준이었던 직판 비중은 2022년 30%로 확대했다. 미국 직판을 본격화하면 이 비중이 9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직접 판매의 효과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셀트리온 제품의 유통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기준 12%로 전년(11%)과 비슷하고 2020년(22%)보다는 축소했다. 매출원가율은 여전히 7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합병한 후 유통 구조 단순화와 함께 원가 절감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 후 매출원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돼 직판구조를 통한 원가경쟁력이 더욱 신장될 것"이라 전망했다.

◇직접판매 다음은 완제 자체생산…위탁비용 줄이기 총력

원가절감의 다음 단계로 셀트리온은 완제의약품 자체 생산을 점찍었다. 자체 제품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며 위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고스란히 원가상승으로 이어진다.

셀트리온은 최근 공격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를 새로 허가받았고 스텔라라와 아일리아, 졸레어 바이오시밀러도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외에도 1·3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이 3개 더 있다.


셀트리온은 DP공장을 증설하고 상업 생산을 본격화하는 2027년이면 절감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선 예상하는 비용감소 효과는 제품별 단가 대비 약 30%다. 절감된 비용만큼 가격탄력성이 생겨 해외 입찰시장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생산비용 및 인원 절감에 따른 원가 절감효과는 상업생산이 본격화될 때 가시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DP공장이 가동되면 현재 CMO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별 단가 대비 약 30%의 비용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른 원가경쟁력은 고스란히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보다 공격적인 해외 입찰시장 참여나 미국-유럽 외 기타 지역에서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신규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2공장 생산라인과 함께 품목별 집중 생산체계가 갖춰져 생산품목 전환(Changeover) 최소화에 따른 생산 효율성 향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품 품목별로 DP생산라인을 분산해 꾸준히 증가하는 매출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규 DP공장 증설은 생산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궁극적으로는 후속 파이프라인 제품을 포함한 제품 수요 증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며 "매출 수요 증대가 꾸준히 유지될 경우 추가 DP공장 증설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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