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3사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먼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후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과 두 번째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연매출 1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관건은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정한 한도는 1조원. 이를 초과하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식이 저평가된 만큼 이변없이 합병이 진행될 것이란 입장이다.
◇주매청 한도 1조원, 2단계 합병은 1차 이후 6개월 내 추진 셀트리옵그룹은 17일 투자자, 애널리스트 및 언론 대상 긴급 간담회를 열고 3사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한다. 당초 합병 대상으로 함께 거론된 셀트리온제약은 이번 결정에서 제외됐다. 첫 번째 합병을 마친 후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3사 합병의 큰 원칙은 약속대로 지키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3사 합병의 경우 절차상 애로사항이 많이 예상됐고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것으로 판단해 두 차례에 걸쳐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 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 874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를 배정한다.
관건은 주식매수청구권이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과도하게 청구하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셀트리온이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7251원이다. 양사가 정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1조원이다.
다만 서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에 합병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회사에선 1조원이면 충분한 금액이라고 판단했다"며 "내부적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1조원을 초과할 경우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만큼 1조원을 넘기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합병반대의사 통지 접수 기간은 내달 25일부터 10월 20일까지다. 합병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는 2023년 10월23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10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다. 주식매수청구대금 지급 예정일은 12월 13일이다. 이후 합병 예정일은 12월 28일로, 연내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 2030년 매출 12조원 달성 전망 서 회장은 3사 합병이 주주의 뜻에 따른 것이며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합병은 저의 이해관계 때문에 하는 게 아닌 주주가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시장에서 회사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던 점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제고해 투자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사 합병이 마무리 되면 매출 4조원에 달하는 대형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합병 법인의 매출과 이익 구조가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원가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렇게 마련한 추가 재원을 신약과 신규 플랫폼 개발에 쏟겠다는 구상이다.
합병법인은 오는 2030년 매출 12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셀트리온 측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2025~2026년 그룹 에비타가 30% 이상씩 증가할 것"이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이중항체 플랫폼을 앞세워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체 개발이나 기술도입 등을 통해 신약 비중 역시 매출의 4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판매망의 경우 이미 전 세계 직판 체계를 완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 셀트리온그룹이 이미 방대한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서 회장은 "라이선스인이나 인수합병(M&A)를 통한 자체 신약 개발에도 주력하지만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도 집중 투자하려 한다"며 "분석, 진단, 원격의료 등으로 진출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투자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합병 후 주주가치를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서 회장은 "합병을 한 뒤 현금배당을 늘려 궁극적으로 이익의 30%를 배당하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통합된 자원을 선택과 집중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했다.
투자와 관련해선 "필요하다면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대한 투자에도 나설 것"이라며 "4공장 투자를 검토할 수도 있고 이를 짓는다면 매출 20조원 이상에 달하는 자체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