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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끝선 밀려난 효성화학, 조달전략 변경 '불가피'

나신평·한신평 'A-, 안정적' 조정…공모채 대신 P-CBO '재개'

윤진현 기자  2023-06-09 15:45:18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완전히 떨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한국신용평가도 하향 조정을 마쳤다. 실적 부진과 차입 부담으로 지난해 말 '부정적' 전망을 단 후 반년 만에 조정이 이뤄졌다.

효성화학은 크레딧 이슈로 인해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올 초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 등급 조정이 현실화한 만큼 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법인 안착 지연에 '영업손실' 확대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8일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0, 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12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 지 약 6개월만이다.

한국신용평가까지 등급을 한 노치(notch) 내린 결과 효성화학의 유효 신용등급은 A-로 완전하게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일 A-로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직 등급을 매기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하향의 근거로 수익성 저하를 꼽았다. 효성화학은 2021년 4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본격화해 지난해 말 연결기준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45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효성화학은 2018년 6월 효성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석유화학 기업이다. 국내에서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현지법인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 지역에 대규모 설비를 증설하면서 PP(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이 122만톤으로 확대됐다.

다만 베트남 법인의 영업손실이 연결기준 실적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내 수요가 더디게 회복되는 가운데 LPG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이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베트남 신규 설비 안정화 지연 등으로 영업적자를 누적했다"며 "업황 부진과 베트남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P-CBO' 적극 활용…재무안정성 개선 필요성 커져

효성화학은 등급 조정으로 인해 향후 자금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당초 효성화학은 공모채 발행을 시도하는 이슈어(Issuer)였으나 최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크레딧 이슈로 인해 발행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효성화학은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은 올 1월 미매각 사태를 경험했다. 총 12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개별 민평 대비 최대 100bp라는 금리 메리트를 제시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 이에 산업은행과 주관사단이 미매각분을 인수해 목표금액을 발행은 마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효성화학은 P-CBO를 활용해 사모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2월 효성화학은 총 3년 만기로 300억원 발행을 마쳤다. 금리는 5.58%였다. 지난해 8월에 이어 반년 만에 다시금 P-CBO 시장을 찾았다.

효성화학이 안정적으로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선 재무안정성 개선이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효성화학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82.5%, 부채비율은 9940%에 달했다.

신용평가사도 재무건전성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총차입금/EBITDA, △순차입금의존도(%) 등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등급변동 검토 요인으로 제시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제품 스프레드의 추이도 중요하지만 베트남 프로젝트에서 기반한 영업실적 변화도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재무건전성 지표의 변화 추이 등을 모니터링해 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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